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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중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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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버들 May 01. 2022

봄바람이 차게


5월. 강원도 영월 산속,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분다. 봄이면 더 분다. 밭에 작물을 심거나 약간의 작물을 채취하고 나면 어느새 얼굴과 손등이 얼룩얼룩 타 있다. 모자를 눌러쓰고 목을 감싸도 바람은 햇빛을 안고 스며든다. 오늘은 바람이 차다. 강원도 인제에서는 봄인데도 불구하고 어제 함박눈이 내렸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바람이 더욱 차다.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그 계절에 맞게 산과 들에도 여러 가지 꽃들이 피었다.  나무와 덩굴도 재빠르게 싹이 자라고  열매를 맺으려 부지런히 꽃을 피운다. 어제는 돌나물, 두릅, 오갈피 순, 다래 순을 채취하여 산나물 비빔밥을 해 먹었다. 오늘 점심에는 부침개를 해 먹으려고 한다. 골담초 꽃과 참죽순(가죽나물)을 떼었다. 골담초 꽃을 가지에서 떼어내려면 조심해야 한다. 꽃과 잎이 같이 나오는데 바로 옆에 긴 가시가 있다. 제법 날카롭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긴 가시가 달려 있을까. 다 자랄 때까지 꽃과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시에 찔리지 않게 노란 꽃을 떼었다. 이 꽃은 아카시아 꽃과 생김새와 맛이 흡사하다. 그다음으로 키다리 참죽나무에서 순을 떼었다. 참죽나무는 정말 쑥쑥 잘 자란다. 깔끔하게 쭉쭉 위로만 향한다. 가지 끝에만 순이 난다.  높이 있는 나뭇가지에서 순을 떼려다 뚝! 하고 가지가 부러지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참죽나무는 빨리 자라는 만큼 나뭇가지가 힘이 없다.  참죽은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린다. 먹다 보면 은근히 중독된다. 부침개와 막걸리는 환상의 궁합이다.

 


산골 생활은 자연에서 주는 재료로 넘쳐난다. 손이 게을러서 그렇지 조금만 부지런하면 나물, 새순, 뿌리,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각각의 생김새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각각이 모여 하나가 되는 자연에서 나도 같이 어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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