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원로원 광장과 헬싱키 항구
헬싱키 대성당 앞에는
원로원 광장
이 위치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정부청사등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광장의 중앙에는
알렉산드로 2세
동상이 위치하고 있다.
알렉산드로 2세는 핀란드에 호의적이었고 이 원로원 광장을 조성하자고
주창한 러시아 황제이다. 그는 핀란드가 러시아 식민지일때의 황제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알래스카를 미국에 700만달러라는 헐값에 팔아넘긴 매국킹! 이기도 하다.
추후 독립한 핀란드는 자존심 문제로 이 동상을 없애자는 말도 나왔으나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빗대어보면 이토 히로부미 동상을 구 서울역 광장에 세워두고 있는 격.
철거보다는 보존.
뼈아픈 역사를 잊지말자는 핀란드인의 사회적 합의에 의한,
그들이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발트해를 볼수있는 항구가 있다.
희미하게 어둠속에서 보이는 발트해의 빛깔.
이 곳은 생각보단 황량했지만
이런 아기자기한 동화의 한 페이지같은 풍경과
곧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할 것 같은
반짝이는 요트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풍경들이 어우러져
언어로는 설명못할, 비언어적 낭만이 이 곳에 깃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동화의 한 페이지에 장식될 주인공이, 아니 나 또한 오브제가 된 기분.
앞서 했던 기묘한 여행의 긴장을 묘한 풍경의 발트해가 풀어주는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