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선택한 나란 여자

결혼까지 이어진 하나의 계기

by 남산바라보는여자

'비혼'이 익숙한 세상에서 '결혼'을 이야기 하려 한다.

나는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결혼을 해야 한다에 대한 정답은 없다.

스스로가 고민하고 내린 선택에 충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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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약국녀가 지금의 아내가 되기까지


신랑은 2008년 가을 대학 동기의 소개로 만났다.

그가 나를 여자친구로 선택한 건 4번째 만남 때였다.

(내가 '선택'이란 용어를 쓰는 이유는 당시 남자가 여자에게 사귀자고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난 FM 성향의 평범한 보통 여자다. 남자 쪽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저녁을 먹고 살짝 체한 소개팅남은 소화제를 찾았다.

난 종로 한복판에서 금세 약국을 찾았다.

어려서부터 간판 보는 능력이 탁월했던 내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스활명수였나... 여하튼 약 덕에 그는 컨디션을 빨리 회복했다.


신랑은 약국을 찾는 모습에 나를 '자신을 잘 챙겨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한다.

몸 여기저기가 자주 가볍게 아픈 그에겐 꽤나 중요한 포인트였다.

'엄마 같은 여자'를 원하는 남자들이 꽤 있다.

신랑도 그런 타입이다.


그날 날 집으로 데려다 주던 그는 손바닥을 내밀며 '사귀자'고 했다.

나는 그 손을 덥석 잡았다.

7년 간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날의 내 행동은 '본능'과 '기질'로부터 비롯됐다.

본능적으로 멀리 있는 간판을 낚는 내 시각과 남들보다 한 발 앞서는 측은지심에서 나온 것이다.

신랑이 아닌 모르는 사람이 아파하며 약국을 물었더라도 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뜻밖의 평범한 상황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그 한 순간이 아니었다면 우린 커플이, 부부가 될 수 있었을까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사랑하기 좋은 날' 라디오엔 '연애일기'란 코너가 있다.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가 소개되는 시간인데, 신기하게도 사연이 끊이질 않는다.

이에 반하면 내 연애는 평범함이 아주 짙게 시작됐다.

때론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결혼 3년이 지나도록 신랑은 아직도 이런 말을 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네가 그때 약국을 그렇게 빨리 찾지 않았더라면.......'

난 물론 굼벵이가 아니다.

웃자고 건네는 말인데 왜 난 가끔 뜨끔뜨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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