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너란 남자

난 어떤 남자와 결혼한 걸까

by 남산바라보는여자

결혼을 하고 싶다면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하나

이 또한 정답이 없다.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말은 내 기준에서 70%는 맞다.

'보통 여자'인 나는 어떤 남자랑 결혼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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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찾던 내 모습과 닮은 사람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주례 선생님은 상대방과 결혼하려는 이유를 이메일로 부탁하셨다.


신랑을 소개하는 부분은 이러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입니다. 작은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투정 부리지 않고, 의연하게 넘어갈 줄 압니다. 가족을 만들어 사랑하며, 오랫동안 지키고픈 마음도 큽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느 연인들처럼 때론 위기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뒤돌아 다시 같은 사람을 찾은 건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오랜 인연의 끈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주례 선생님께서 식날 좋은 조언을 주시면.......'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지금의 남차친구와 결혼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때 한 생각이 '내가 중요시하는 한 가지만 보자'였다.

대학에 입학하면 누구나 듣는 '학점 따기, 동아리 활동, 연애 중 하나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이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난 어릴 적부터 지적 호기심이 컸다.

결혼하곤 많이 감퇴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일기장을 보면 온통 '성공하기, 훌륭한 사람 되기' 등 재미없는 내용으로 뒤덮여있다.

내 딴엔 지식이 많아야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나만의 고정관념이 어려서부터 확고했다.

그래서인지 배우자도 무의식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원했던 듯 하다.

지인들에겐 '남편을 품에 끼고 가르칠 순 없지 않냐'고 종종 말한다.


좀 달리 말하면 '내가 원한 남자친구의 모습'은 곧 '내가 동경하는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남자친구를 통해 내가 성장하고자 하는 이기심이 컸다.

그리고 그 이기심은 나를 결혼까지 이끈 한 요소가 됐다.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은 '가방끈이 긴 사람'만 일컫지 않는다.

살다 보니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재산을 잃는 사람, 독립심이 없어 재기하지 못하는 사람, 출중한 능력에도 사기를 당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과 결혼의 인연을 맺었다가 스스로 연을 끊는 사례도 보았다.

주례 선생님께 보냈던 이메일 내용처럼 일상을 꾸준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인 남편이 나를 일부분 성장시켰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보았던 김창옥 교수의 강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좋은 삶은 일상의 비루한 것들을 반복해내는 용기로부터 나온다"

내게 주어진 것들에 불만 없이 웃으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이 평범해 보이는 행위는 사실 우리가 매일매일 도전해야 하는 큰 일이다.


결혼하고 보니 우리 신랑,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참 많이 똑똑하고 성실했다.

나보다 조금만 더 잘나면 되는데, 한참 더 잘난 느낌은 뭘까^^

'신랑, 잘났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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