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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Jun 14. 2020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첫걸음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살짝 문 열어놓기

< Originals, 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 책의 "현상에 의문을 품기" 챕터에서 흥미로운 사례가 나온다. 내용은 이렇다.


한 연구가가 < 고객상담 직원들 사이에서 재직 기간이 차이가 나는 이유 >를 밝히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여러 요소의 연관 관계를 조사하다가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직원들이 사용한 웹브라우저가 컴퓨터에 디폴트로 깔린 '익스플로러 (IE)' 나 '사파리 (safari)'를 사용한 직원들 보다, '파이어폭스 (FireFox)'나 '크롬 (Chrome)'을 사용한 직원들이 재직 기간이 15% 더 길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판매실적도 훨씬 우수했고, 업무 습득 속도 및 고객 만족도 또한 높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는 '파이어폭스'나 '크롬'을 사용한 직원의 컴퓨터 능력이 월등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직원들을 차별화한 요인은 바로 그들이 웹 브라우저를 획득한 방법이었다. 기존에 디폴로 깔린 프로그램을 사용한 직원들은 "더 나은 브라우저가 있지 않을까" 의문조차 품지 않은 것이다. 원래 있던 것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적극성을 발휘해서 더 나은 옵션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에 순응하고, 고정 불변의 것이라 여겼다. 결국 이런 경향이, 어려움이나 불만이 생기면 쉽게 회사를 그만두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고, 주도적으로 환경을 변화시켜나간 이들의 삶의 태도가 결국 '오리지널스'로 만든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디폴트로 깔린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혹시 더 나은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그 생각이 첫 시작인 것이다.





참 흥미로운 발견이다. 순간, 아차! 하고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떠 올랐다.

매일 방문하는 스타벅스에서 늘 시키는 메뉴는 거의 변함없다. < 까페라떼 > 또는 < 아이스 까페라떼 >이다. 마치 예시의 직원들이 디폴트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나 '사파리'를 선택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타벅스 매장 선반을 가득 채운 메뉴판에는 여러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있지만, 다른 것은 보지도 않는다 (볼 생각도 안 한다). 벽에 붙은 화려한 포스터의 신 메뉴조차도 트라이해볼 생각도 않는다. 그냥, 하루아침의 의식(ritual)처럼, 늘 같은 커피를 주문한다.


그래서, 이번에 다른 것을 시켜볼 큰 결심(?)을 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게 은근 스트레스가 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일단, 낯선 방식이 싫었고, 만약 새로운 것을 시켰는데, 맛없어서 입맛 버리고, 돈도 날렸다는 생각이 들까 봐 주저하게 됐다.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하는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 어느 것이 최대한 덜 위험할지에 대해 천천히 훑어보고 생각하다 보니 선택을 주저하게 됐다. 기존 습관을 바꾸는 게 생각보다 참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스타벅스의 다양한 메뉴, 늘 주문하던 것 외에 다른 것을 시도해볼 생각을 해봤던가!?



다른 사례도 생각났다. 우리 집 4살 꼬마와 아이스크림 가게를 갔을 때다. 어느 것을 고를지 행복한 상상에 빠져 있는 아이의 모습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바닐라를 고를까 하다가, 초콜릿, 스트로베리, 둘을 섞으면 어떨지, 위에 어떤 스프링클을 뿌려 먹을지... 아이의 상상의 시간이 더 길어진다. 하지만, 나에게 보이는 것은 줄을 선 사람들이고, 성격 급한 나는 '그냥 늘 먹던 바닐라 고르자~' 하면서 결정해버린다. 이런 나의 미미한 행동들이 아이 스스로 상상하는 창조적 순간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닐지 반추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떤 아이스크림을 고르느냐 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순응하지 않고 세상을 움직이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창의적인 생각을 위한 기다림'이다.


먼저,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위의 예시에서, 만약 내가 유일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돈이 $5밖에 없다면, 나는 절대 새로운 메뉴를 고르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올인해서 새로운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정말 대단히 용기 있는 사람이다. 설령, 맛없는 음료를 골랐더라도, '에이~ 이번에는 별로네! 다음번엔 다른 거 시켜봐야지' 하고 툴툴 털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 (second chance)를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도전해 나가다 보면, 내가 몰랐던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 수 있고, 경험의 세계가 점점 확장될 수 있다. 많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선택의 옵션이 넓어지게 되고, 이를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신선한 생각들로 발전시킬 수 있다.


두 번째, '창의적 생각을 위한 기다림'은 우리 꼬마와의 아이스크림 가게 사례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프레젠테이션 발표 이후로, 학교나 회사에서도 창의성을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가게에 길게 늘어선 줄처럼, 파도처럼 밀려드는 과제와 일감들 사이에서 창의적 생각이 자랄 틈이 없다. '빨리빨리'와 '경쟁'을 강조하는 분위기라면 더욱더 그렇다. 중국집 회식에서 '짜장면 통일!'과 같은 일사불란함이 칭송받는 다면, 그 속에서 혼자 '짬뽕'을 시키기는 쉽지 않다. 어떤 메뉴를 고를지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정할 수 없는 분위기라면, 어떻게 기존 절차와 패턴에 반하는 주장을 쉽게 할 수 있을까. 결국 '기다림'은 다양한 생각에 대한 존중이고, 창의적인 생각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도 그래 왔고, 지금도 그렇듯,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꿈꾸어 온 것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발전시켜 나간다. 결국, 그 첫걸음은 존재하는 다른 가능성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이다. 익숙하던 것, 늘 그래 왔던 것에 대해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작은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늘 주문하던 커피 메뉴를 바꿔 보는 것, 집으로 가는 경로를 바꿔 보는 것, 다른 라디오 주파수를 탐색해 본다든가 등등의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말이다. 렇게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새로운 기회의 순간이 빼꼼히 방문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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