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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Oct 12. 2020

미국에서 인기 있는 킹카 남학생의 특징 3가지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의 ‘피터’를 떠올리며

정말 오랜만에 연애소설을 읽었다: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 그것도 미국 하이틴 연애소설을. 세상에나! 이렇게 달달하고 재밌을 수가?! 읽는 동안 피식피식 절로 웃음이 나고,  ‘옴마야!’ 소리도 질러가면서 한껏 몰입해서 읽었다. “청소년기의 추억을 소환하고, 죽었던 연애세포까지 되살려줄 작품"이라는 책 소개가 딱 맞는 표현이다. 유쾌한 연애소동도 재밌지만, 따뜻한 가족애가 가득한 책이라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스토리 설정이 참 재밌다. 고등학교 2학년인 주인공 ‘라라 진’은 자기가 그동안 짝사랑했던 남자들에게 ‘셀프 비밀 연애편지’를 쓴다. 혼자 마음에만 담아둔 말들과 낯간지러운 고백들을 잔뜩 적고는, 차마 보내지는 못하고 비밀상자 안에 소중히 넣어둔다. 일종의 ‘푸닥거리’인 셈이다. 그런데, 어느 날 모든 편지가 발송이 돼버리는 일생일대의 사건이 터지고 만다. 현재 짝사랑 중이던 ‘조쉬’가 한 손에 편지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을 보고 기겁한 라라 진은, 눈 앞에 있는 학교의 킹카인 ‘피터’에게 기습 키스를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피터’와 ‘라라 진’의 가짜 연애가 시작된다. 정말 설정이 너무 재밌다.


왼쪽은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된 포스터이고, 오른쪽은 책 표지이다. 개인적으로 책이 더 재밌었다!




미국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미국 고등학교에서 그려지는 킹카의 모습이었다. 남자 주인공인 ‘피터’는 전교생이 다 아는 최고 인기 남이다. 소설 속 ‘피터’를 떠올리며, 미국 고등학교의 킹카 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특징을 공유해본다. 



1.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모든 로맨틱 소설이 그렇듯, 피터는 키도 크고 잘 생겼다.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티셔츠나 남방 하나 걸친 캐주얼한 의상을 즐겨 입는다. 대게 타이트한 쫄바지나 화려한 색깔이나 장식이 들어간 옷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고 티셔츠 하나로 사계절을 버티는 스타일은 아니다. 평소에는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는 데님 바지에 하이라이트가 살짝 들어간 재킷 정도로 멋을 낸다. 소매를 반쯤 걷고, 단추나 지퍼를 다 잠그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남성미가 풍겨 나오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 같다. 



파티룩도 캐쥬얼한 점퍼와 흰 운동화, 데님 팬츠를 입은 정도다 (출처: teenvogue.com)




2. 잘하는 스포츠가 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를 잘하는 남학생이 단연 인기 최고다. 책에서도 피터는 교내 라크로스(lacrosse, 필드에서 하는 하키 경기) 팀 선수로 등장하고, '라라 진'을 만나기 전, 그 학교의 여학생 퀸카인 ‘젠’과 사귄다. 과거 교환학생을 갔을 때, 교내 미식축구팀 주장과 치어 리더팀 주장이 사귀는 게 흔하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둘 사이에 지극히 평범한 여학생이 등장하면서 삼각관계가 되는 것이 로맨틱 소설의 재미긴 하지만 말이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대부분 남학생들은 스포츠를 하나씩 한다. 꼭 프로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운동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면 큰 포인트가 되고, 대학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꽤 주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분위기도 운동을 잘하면, 인내심, 팀워크, 성취욕구가 있다고 여겨져 크게 평가한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시절, 운동 전공을 하지 않는 한 스포츠 종목을 관두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교내 라크로스팀에서 활동하는 피터. 대게 로맨틱 소설 남주인공은 운동을 잘한다




3. 사교성이 좋다


잘 나가는 사람들이 그렇듯, 피터도 늘 주위에 친구들로 둘러싸여 있다. 친구들과 만나면 자기들끼리 하는 손인사(주먹 치고, 팔꿈치 치고 하는)를 하며 환호와 함께 등장한다. 스키 캠프처럼, 교내 이벤트나 모임에는 반드시 참석한다. 이에 반해, 친구도 별로 없고 모임에 초대도 못 받고, 구석에서 책만 보는 친구를 '너드(nerd)'라고 한다. 주로 이런 친구들은 사교성 없이 주변을 겉돌다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주로 이미지가 두꺼운 안경을 쓰고, 남방 단추를 목까지 다 채우고, 덥수룩한 머리스타일로 그려진다. 흔히 영화에서 '너드'였던 주인공이 어느 날 안경을 벗어던지고, 핸섬한 미남이 되는 장면을 쉽게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가장 성공한 '너드'인, 빌 게이츠가 한 말이 떠오른다.

"특히 너드에게 잘해주십시오. 나중에 그 사람 밑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Be nice to nerds. Chances are you will end up working for one

이 말만 봐도, '너드'가 얼마나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으면, 미리 알아서 '잘해주라'는 메시지까지 남겼을까 싶다. 


미국은 학창 시절에 책상 앞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사교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대학 입학 시에도, 얼마나 교내 활동에 참여했는지, 스포츠/악기 등 특기가 무엇인지도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된다. 이런 점은 대입을 떠나, 향후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도 좋은 것 같다. 


흔히 떠올리는 '너드(nerd)' 이미지. 혼자 책만보고 공부만 하는 남학생은 별로 인기가 없다



뉴욕 타임스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전 세계에 ‘피터 신드롬’을 불러온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당신이 싱글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달달한 하이틴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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