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그 생각만으로 벌써 일년이 ... 벌써 일년이 지났지만 일년뒤에도 그 일년 뒤에도 널 기다려 ... 내가 기억하는 추억은 언제나 지난 웃음과 얘기와 바람들 **
처음에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상황은 하루하루가 급박하게 흘러갔다. 줄줄이 잡혀있던 여행상품들을 하나하나 캔슬하고 미리 구입해뒀던 항공권 취소에... 그리고 밀려드는 손님들의 전화....
그 북새통에 3월 마지막 남미 출장까지 다녀왔다. 턱밑까지 쫓아온 코로나를 피해 일정보다 빨리 남미대륙에서 탈출하고 보름 정도 출장 정리를 하고 난 후 진짜 휴직자가 되었다... 북적였던 사무실은 미처 짐 정리도 못하고 휴직자가 되어버린 직원들의 물품만 덩그러니 남았다..
자가격리 핑계로 한동안 빈둥대다가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으로 눈을 돌려 나의 존재를 지키려 했다. 특히 여행사에 다니는 8년 동안 아빠와 어린이집에 맡겨놨던 4살 꼬마와 모자 지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데 힘썼다.
4살 꼬마는 오갈 데 없어진 백수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유급휴직으로 9개월을 버티다가 작년 12월 퇴직하고 실업급여자가 되었다.. 드디어 나도 실업급여라는 것을 타보게 되는군.... 고용보험료를 성실히 낸 지 거의 15년 만의 쾌거?이다... 하하..
그리고 78년 태어난 이후 당연한 듯 쭉 지내왔던 서울을 떠나 뚱딴지같이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마치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온갖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당연했던 것들이 모두 당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쳇..
여기까지 백수의 지난 일년을 압축했다..
다음에는 시간을 거슬러 나의 2020년 3월 초호화 스펙터클 재난 블록버스터 리얼 버라이어티 남미 대탈출 여행에 대해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