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여기 있다는 사실 만으로
아이를 키우며,
생명의 신비를 떠올린다.
처음에는 심장과 뇌,
보이지 않는 중심이 먼저 자라나고,
시간이 흐르며 팔과 다리,
눈과 코, 입 같은 형태가 차례로 드러난다.
가장 먼저 세워지는 건 중심,
그 위에 기능과 모습이 붙으며
하나의 생명이 완성된다.
중심이 없으면 확장은 흔들리고,
확장이 없으면 중심은 고립된다.
부모가 안정적일수록
아이들은 더 멀리 탐험한다고 한다.
호기심을 지켜주는 법은,
어쩌면 늘 마음이 닿는 거리에
조용히 있어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멀리 떠밀려 가는 듯해도 괜찮다.
언젠가 자라 멀리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부모가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매일 밥을 먹이고
곁을 지켜주는 것이 안정감을 주었다면,
조금 더 자라서는
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하며,
그럼에도 여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육아의 목적은 결국 독립이고, 자립이니깐.
부모는 언제까지나 붙잡는 이가 아니라,
중심을 단단히 심어주고
그 위에서 스스로 뻗어 나가도록
묵묵히 돕는 이가 아닐까.
그저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존재로서.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건,
곁에 있어주되,
언젠가는 멀리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 사실이 때로는 아쉬움이 되고,
헛헛함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생명의 본질이라서
피할 수 없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