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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 정 Oct 09. 2023

사계절 아름다운 백운산 휴양림으로

학창시절 나는 항상 일하시는 부모님 덕에 우산을 안챙겨 가는 날엔 비를 맞고 추운 집안에 혼자 들어서야 되는게 너무 싫어서 매일 아침 일기예보 ARS를 듣고 강수확률이 30%가 넘으면 꼭 우산을 챙겨 등교했다. 이제는 휴대폰 음성검색으로 쉽게 날씨를 확인하고 자동차 시동을 켜면 알아서 오늘 날씨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15년 이상 매일 아침 걸었던 일기예보 전화번호가 기억나는 걸 보니 습관이란게 참 무섭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비오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실 비가 오는 날보다는 비온 후 아침 출근길에 백운산과 지리산 능선까지 보이는 맑은 날을 만나는게 일년 중 몇 안되게 소중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내리는 비로 운무가 가득낀 백운산을 마주하며 출근을 했다.

실제로 흰구름이 항상 끼어있어 白雲山이라 이름 붙여졌다는데 오늘따라 유독 새하얀 구름 옷을 잔뜩 품고 있었다. 다압면, 옥룡면, 진상면의 경계를 두르고 있는 백운산은 전라남도에서는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은 소백산맥의 고봉으로 손꼽힌다.

광양에서 나고 자라는 나의 아이들은 한달에 한번꼴로 백운산 숲체험을 갈 정도로 익숙한 산이지만 사실 내가 백운산을 찾은지는 얼마 안되었다. 몇년 전 일하는 엄마란 핑계로 아무 이벤트도 준비 못한 크리스마스에 백운산자연휴양림을 예약해서 자보게 되면서 나의 백운산 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러고보니 광양에 시집온 후로 여름이면 늘 찾아 무더위를 식히던 백운산 4대계곡 중 하나인 동곡계곡도 백운산이 품은 맑은 물줄기이다. 덩달아 요즘 부지런한 남편덕에 한달에 한번 백운산 자연휴양림에 가는데 우리 가족처럼 구름도 백운산이 좋아 늘 그렇게 머물며 쉬었다 가나보다.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식생이 다양하고 보존이 잘 되어있다는 백운산에는 다양한 희귀식물과 900여종의 식생이 자라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산책로를 걷다보면 못보던 꽃과 식물이 많아 걷는 재미가 넘친다.

맨발로 흙을 밟아 볼 일이 없는 때에 아이들과 신발을 벗고 발바닥에 전해지는 땅의 단단하고 건강한 기운을 만끽하며 휴양림 안 황토길을 걷다보니 이렇게 좋은 시설이 광양시에 있다는게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성수기에 접어들면 어딜가도 수십만원씩을 숙박비에 쏟아부어야 하는 때에 남들처럼 호사스러운 호캉스, 펜캉스는 못해주지만 자연속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가. 1박에 7만원인 숙박비도 다자녀 할인을 받아 2박을 시원하고 편안하게 즐기고 집에서 멀지않아 주말 스케쥴도 소화해내고 즐길수 있어 더더욱 좋다.

깜깜해진 밤에는 집에서는 잘 볼수 없는 별들도 세어보고 각자 랜턴을 하나씩 들고 어두운 숲길을 따라 담력체험도 해본다.

얼마전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정책에 5남매 아빠인 개그맨 정성호가 소신발언을 한 기사를 봤었는데 나 또한 무척 공감하는 말이었다. 출산과 육아에는 부모의 희생이 즁요하고 우리 사회는 부모가 희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는데 이번에 인구정책 시민정책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아이양육 분과장을 맡아 광양시에서 시행되면 좋을 출산 양육 정책을 찾는 일들을 해보니 더욱 부모가 희생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다자녀 할인으로 부담없이 즐겁게 백운산 휴양림을 다녀오고 온가족이 다자녀 할인을 받아 부담없는 비용으로 수영을 하며 몸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여건들이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조금씩 노력해나가는 광양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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