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 배우며 변화하기

긍정변화 프로젝트 #6

by 한들

자신의 경험 속에는 의외로 삶에 힘을 주는 요소가 많다. 과거의 경험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변화’에 맞추어 재해석하니 경험은 더욱 빛난다.


이렇게 자신의 성공 경험을 되새기면 갑자기 뱃속이 든든해진다. 여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힌다면 보다 넓은 시야를 잃게 될 수 있다.


나 자신에게서 눈을 돌려 다른 사람의 성공 경험이나 강점을 살펴볼 때가 되었다. 아마도 나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 방법을 한껏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배울 곳은 도처에 있다. 무언가 필요한 게 있으면,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스쳐 보냈던 여러 정보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참으로 신기하다.


어쩌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내 안에, 그리고 주위에 늘 존재했었는데, 단지 내가 주의 깊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올해 초에 이 ‘긍정변화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런 이름을 만들고 주제를 몇 가지 정하고 나니, 올해가 그에 맞춰서 흘러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보다 먼저 나의 변화 영역에 대해 고민했던 분들의 도움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변화 주제를 정하니 관련 정보가 눈에 띈다


올해 초, 가계부를 쓰기로 결심했다(긍정변화 프로젝트의 주제 중 ‘정신 차리는 가계부’라는 것이 있었다).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나의 마음을 살펴보니,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을 정리하고 불안감을 덜어내고 싶었다.


이 변화를 시작하고자 하니, 인스타그램에 가계부와 관련한 정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청소를 좀 잘하고 싶어서 미니멀 라이프를 하시는 분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이분이 가계부 구글 시트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 분은 이전부터 가계부에 대한 내용을 노출했을 것이다.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변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나의 레이다망에 딱 걸렸다.


얼마를 투자하여 구글시트 가계부를 구매했다. 가계부 사용을 위해서 몇몇 기능을 익혔다. 처음에는 여러 기능이 낯설었는데, 매뉴얼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소비 목록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차트도 생성되어서 편했다.


이렇게 기록을 하다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음이 불안했던 것이 근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이 가계부를 통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지속성이 없었던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뭔가 번잡하고 재미가 없었다.(이건 이 가계부의 문제가 아니다. 나와 맞지 않았을 뿐)


그러다가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광고를 하나를 보게 되었다. 이번엔 가계부를 쓰는 온라인 스터디에 대한 것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신청을 해 보았다.


지금까지 네 달 째 참여하고 있는 이 가계부 쓰기 모임은 아래 <365 자동 절약 시스템 가계부>라는 가계부를 이용한다. 물론 이 가계부의 저자가 진행도 하시고.


18033855.jpg?type=m3&amp;udate=20210303 365일 자동 절약 시스템 가계부 / 저자 오미옥 / 출판 황금부엉이


제목에 드러난 것처럼 이 가계부는 초기에 ‘시스템’을 장착해야 했는데, 이걸 하느라 얼마간 헤맸다. 해야 하는 게 좀 많았다. 무언가 빠릿빠릿하게 못하는 나는 이것저것 들여다보면서 처음 한 달 동안 하라는 걸 더듬더듬해 나갔다. (다른 분들은 이틀에 다 한다…)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틀을 잡아 놓으니, 매일 식재료나 생필품에 쓰는 돈만 매일 기록하면 되었다. 이것도 사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카페에 인증하면 하루에 1,000원씩 페이백(?)을 해주었다. 사람이 참 단순하다. 이 작은 미끼를 물게 된다.


이렇게 촘촘하게 계획된 가계부 모임에 들었어도 지속적으로 가계부를 쓰는 게 쉽지 않았다.


매일매일 기록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정해진 예산 내에서 돈을 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때그때 필요한 게 생각나면 정해진 기준 없이 돈을 지출했던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았다. 시작한 지 넉 달이 되어 가는 지금, 이제야 겨우 마이너스를 면하고 있는 수준이다.


가계부를 쓴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가진 행위였다. 먹고 싶은 것도 줄이고 갖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는, 절제가 필요했다. 이건 단순히 하던 걸 안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생활의 재배치가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었다.


정해진 예산(하루 2만 원)에서 하루 세 끼와 생필품 구매를 하기 위해서, 배달이나 외식을 끊었다. 그러려면 매일 매끼 집밥을 해야 했다. 식재료를 낭비 없이 구매하려면 식단이란 걸 짜야했고. 닥치면 해결한다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미리 준비하고 실행하는 쪽으로 습관이 옮겨 갔다.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도 힘들었다. 매달 목표치로 삼았던 주별 생활비를 훌쩍 뛰어넘어 소비를 했는데, 이걸 마주할 때마다 가계부를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을 잘 다독여야 했다.


다행히 이걸 하고 있는 이유와 목적을 앞에서 잘 다뤄 보았기에,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정신 차리며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가계부를 정리하기로 했지, 나를 옭아매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기에… 목표 금액을 넘쳐도 기록을 했고, 며칠 기록을 못해도 그동안의 일을 떠올려서 정리했다.


이런 과정이 모두 훌렁훌렁 지나가는 일상을 정신 차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나가 바뀌니 나머지도 바뀌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가계부를 쓰자 식습관이 달라졌고, 몸도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 중 ‘가벼운 몸’이 있었는데, ‘정신 차리는 가계부’라는 주제가 여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둘이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었다.


돈 쓰는 걸 줄이려고 하다 보니, 배달과 외식을 하지 않고 집밥을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체중 조절이 되었다. 부수적인 효과가 발생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 주제 ‘즐거운 글쓰기’가 ‘가벼운 몸’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글을 쓰려고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도서관까지 가려면 20분 정도 공원길을 걸어가야 했다. 왕복하면 40분이다. 어쩔 수 없이 매일 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몸이 축 처지고 힘이 들었다. 그때 억지로라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원 산책을 하고 나면 오히려 몸이 홀가분해졌다.


매일 공원에 피어나는 꽃이며 나무도 구경하고, 날씨가 좋을 때는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글을 썼다. 집 안에만 틀여 박혀 있는 것보다 기분전환도 되고 좋았다. 체중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 2킬로그램 정도 줄었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자랑하는 것과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어도 조금씩 조금씩 가벼워지는 기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좋다.


날씨가 무더워진 이후로는 공원 산책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그전에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아파트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관리비에 헬스장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는데도, 여길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었다. 운동을 한다고 하면,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것을 끊어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 장애물이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우선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매일 움직이는 습관을 들였더니, 어디에서 무슨 운동을 해도 괜찮아졌다.


헬스장이란 곳이 어색하긴 하지만, 러닝머신만 해도 몸이 풀리고 좋았다.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기구에도 흥미를 갖고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세상을 향해 흘려보내기


‘즐거운 글쓰기’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산골에서 살았던 이야기와 엄마의 시선에서 적은 동화 읽기를 브런치 북으로 엮어 놓았고, 지금은 긍정변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mominforest1

https://brunch.co.kr/brunchbook/mominforest2

https://brunch.co.kr/brunchbook/momwithbook


매일 아침 이곳에 글을 쓰고 나면 불안하고 들쑥날쑥했던 기분이 가라앉아 안정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이렇게 재미있게 살고 있나?’하는 걸 느끼게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되어 준다.


혼자서 일기를 써도 되지만, 이렇게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는 건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싶기 때문이다. 혼자만 생각을 간직하고 있으면 탁하게 고이고 답답해진다.


이것을 세상으로 흘려보내고 나면 생각이 한결 가벼워진다. 혼란스럽게 어지럽혀진 여러 생각을 세상에 내놓자면, 뺄 건 빼고 정리할 건 정리해야 해서 나의 의식을 명료하게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소소하지만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이 있어서 기쁘고,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재미도 느낀다. 다른 세상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나의 글쓰기에 겸손해지기도 한다.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다른 브런치 작가들이 나의 글쓰기 친구가 되어 함께 하는 것이다.



공부는 끊임없는 변화 에너지를 제공한다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변화 프로젝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감이당의 수업을 듣고 있다. 이곳에선 동양고전을 읽고 글 쓰고 말하는 걸 익힌다. 이곳을 리드하는 고미숙 선생님의 책을 이전부터 재미있게 읽었었다. 글 쓰는 스타일도 재미있었고.


고 선생님 말고도, 이곳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낸 책은 다 재미있었다. 그래서 한 번은 여기에서 공부해 보고 싶었는데, 올해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장장 1년 과정을 덜컥 신청하고야 말았다.


감이당
인문의역학연구소 감이당, 프로그램, 세미나, 강좌, 책 리뷰, 사진 및 감성 블로그, 감성 에세이 등 수록 www.gamidang.com

올해의 공부 주제는 ‘지성에서 영성으로’이다. 이전까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였기 때문에 두려움과 흥미로움이 동시에 일어났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어려웠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와중이지만, 그 안에서 점차 느껴지고 깨닫는 것이 있었다.


또 하나의 축으로 아들러 심리학 공부를 들 수 있다. 작년에 우연히 영화치료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는 분께서 아들러 심리학 입문 강독을 시작하셨다.


영화치료 모임이 너무 좋아서, 이 강독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이전에도 아들러에 관심이 있어서 책 하나를 사두었었는데, 내내 읽지 않고 팽개쳐 두고 있었던 참이었다. 역시나 혼자서 뭘 하는 건 힘든 거 같다.


이 강독은 한 달에 겨우 한 챕터씩 진도가 나가는 느슨한 일정이어서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들러 심리학은 이해하는 것보다 느껴야 할 게 많았다. 지식적으로도 파고들면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 보였다.


특히 이전에 내가 공부했던 부분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서, 오래전에 했던 공부를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래저래 모든 것이 연결되고 연결되고 연결되어 이어지고 있다.


혼자 했다면 접근할 수도 없었고 지속할 수도 없을 공부였다. 모르고 살았어도 살아졌겠지만, 각각의 내용을 접하고 나니 생각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자체가 커다란 변화이다.


그리고 먼저 이 내용을 숙지하고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함께 같은 것을 공부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하루하루를 든든하게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우선 변화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을 하니, 여러 방향으로 연결 연결되어 변화의 물결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변화의 ‘자기 조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맨 처음엔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많은 듯하다. 내 의지만으로 지속해야 했다면, 분명히 중간에 때려치우고(?) 말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무리 없이 모든 변화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삶에 스며들어 조금씩 방향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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