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과 폭식
나는 6년 간 거식증과 폭식증에 시달렸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20킬로를 감량 후 살이 찌기 싫어서
토를 억지로 하면서부터 점점 악화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두 번이던 구토가,
6년이 지속되면서 2~3시간 동안 말도 안 되는 음식의 양을 토하면서도 계속해서
먹고 20리터 이상의 물을 마셔가며 2시간 정도 위를 비워야 안심했다.
치킨 한 마리, 라면 5개, 과자, 아이스크림, 술 , 밥 한솥
눈에 보이는 먹을 수 있는 걸 내 몸속 안에 넣어야 견딜 수 있었다.
어느 날은 먹을 게 없어서 , 딸기잼을 퍼먹은 적도 있다.
이렇게 먹고 토하기를 반복했고, 위산과 토할 때의 압력으로
식도는 약해질 때로 약해져 , 피멍울이 생겼다가 터지기를 반복했다.
피멍울이 생기면 식도가 일정 부분이 막히지만,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터지기 때문에 계속 먹었다.
다 토하고 1시간 정도 지나면 또 음식이 먹고 싶어 졌다.
이걸 하루에 2~3번 정도 반복했고 그러면 하루가 지났다.
난 음식의 중독에 이런 행위를 반복했고, 나중에는 직장 생활 조차 못했다.
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하루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극단적인 거식과 폭식이 오갔다.
46킬로 정도의 몸무게를 유지했고 기성복 44도 작아
아동복을 입어도 살을 더 빼야 하는 생각에 빼져, 운동도 했다.
음식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니,
머릿결은 다 끊어지고, 위와 치아는 다 깎여나갔다.
인간이 가장 빠르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행위가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토를 하면 일정 양의 엔도르핀이 나와
쾌감을 느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나 자신에게 벌을 주었고 괴롭혔다.
또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입에 넣는 행위를 계속 반복한 것이다.
심리 상담 선생님은 자해의 한 형태이며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을 왜곡시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약의 부작용과 식이장애를 극복하니
체중이 많이 늘어 거울을 보는 것이 무섭다.
극단적인 식이 장애를 극복하긴 했지만,
위질환과 치과는 계속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 시기의 나는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서
아무도 나를 구해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정신과도 가지 않고 울면서 누워있거나, 위를 비우던 내가 잔상으로 남아있다.
지금, 나와 같은 어두운 동굴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과에 꼭 가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
당신도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