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우울하지 않은데요

ADHD, HSP 그리고 우울증

by Jeon Eunjeong

나의 첫 기억은 몇 살 쯤이었을까.

기억이 시작된 그 어딘가부터 지금까지 내 일상에는 행복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그럭저럭 괜찮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고 생각이 많을 뿐이라고 믿었다.



그러던 내가 2024년 12월 ADHD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나중에는 HSP의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선생님, 저는 우울하지 않은데, 제가 우울증인가요?'

선생님은 말했다.

'우울증이 너무 오래 지속돼서 그 상태가 일반적이라고 느끼는 거예요.'


치료를 시작하면 나아질 줄 알았다.

약을 먹으면 좋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더 무기력해졌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나는 치료를 중단했다.


나는 더 우울해졌고 극단적인 상상도 가끔은 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평소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까.

우울하지 않은 삶은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이건 우울증을 치료하고 싶다는 마음과는 조금 다르다.

적어도 죽기 전에,

우울이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 한 번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이제 우울이 없는 삶을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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