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뒤바뀐다.
대학원 공부를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그만두고 책 읽고 소소한 글을 쓰면서
건강도 돌보고 나이에 걸맞게,
자유롭게 살 것이냐.
내가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려 했던
목표도 글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
박사졸업 후 동양철학에 관한 글을
현대에 맞게 쓰고 싶었다
그런데 늘 나이가 주는 체력의 한계를
버텨야 했고 그러자니 공부가 너무
고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열망은 몸의
고됨조차도 공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암을
평생 관리해 나가야 하니
건강을 돌보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해 나가는 것은 어딘가
현실을 외면한 자아도취가 아닌가
하는 갈등 속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허무하게 그만둬야 하나?
차마 그렇게 돌아설 수 있을까?
모든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패잔병처럼 뒷걸음치기는 싫은 것을.
아무 생각 없이, 천천히
10년이든 그보다 더 멀리라도
뚝심 있게 끝까지 가보고 싶은 것을.
그러나 요즘은 내 나이가 정말 많게,
무겁게 느껴진다. 지금까지는 나이를
잊은 객기에 불과했던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10년 후면 내 나이 만 76 세.
어휴, 눈이 질끔 감긴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