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세상이 너무 바뀌어서
옛날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어른이 보고도 나무라지 않으면
올바른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즉, 어른이라면 자식을 키우고 있을
것이고,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으로
청소년의 나쁜 행동을 나무라고
바로 잡아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무람 자체가 그런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듣는 청소년도,
아무리 듣기 싫은 말이라도, 일단 고개를
숙이며 그 자리를 모면하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런 모습이 호랑이 담배 필 적
이야기가 되어 버린 세상에 살고 있다.
어른들의 못나고 추한 모습들이
오히려 아이들을 어둠 속에 빠뜨리기도
하는 세상이므로, 지금 시대에 어른
이라는 실체는 사라져 버린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아무튼 지금은, 어른의 개념이 사라지고
나이가 많든 적든, 올바른 인간인가
하는 동등한 척도로 판단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언행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자신에게 있을 뿐이므로,
함부로 타인이 한 사람의 잘못을 지적
한다는 건 엄연한 월권행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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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2인실의 비어있던 옆방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 나이는 33세,
젊지만 조심할 줄 알고, 무엇보다
티비나 오디오를 크게 틀지 않아
조용한 데다가, 서로 각자의 거리를
지키며 지낸다는 것이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변기의 뚜껑을 닫지 않은 채로 물을
내린다는 것이다.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변기 뚜껑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내가 알기로,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변기 속의 오물이
보이지 않게 튀어 오르고, 그 세균들이
화장실 공기 중에 퍼진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화장실에 들어가기가
찝찝해지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젊은 사람에게
그런 사실을 말해 줄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무리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해도, 내가 그 얘기를
했을 때 그녀가 무안해하면 어쩌나
두려운 것이다. 그러면 내가 더 무안해
지고 말 것 같아서.
그래서 비위생적 환경에 눈을 감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입원 생활을
조용히 지내기로 마음 먹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