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의 저음 같은,

by 엄서영

예술의 공연에는 늘 찬사가 뒤따른다.

어려서부터 예술의 길에 들어서서

젊은 나이에 독보적인 위치에 다다른

위인들의 삶은 늘 추앙을 받는다.


그러나 난 그런 도식에 반기를 들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런 위대한 삶보다는

누추하고 지리멸렬한 삶의 길에서도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인생의 온갖 모욕과 수치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체념한 체 살아가는 불행한

인간의 삶에서 오히려 숭고함과 함께

예술의 클라이맥스를 느낀다고나 할까.


화려한 삶에서 주어지는 온갖 혜택은

그들에게는 없다. 아무도 그들을

눈여겨보지 않으며 그들의 불행은

오로지 그들의 책임이라는 냉정한

판단과 비난 앞에 내던져질 뿐이다.


그러나 불행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잘 살아보고 싶고 칭찬

받는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부모도 없고 집도 절도 없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행 속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그 주어진 불행을 견뎌내며 살아있다는

것 자체로 예술이라 할만하지 않을까.


그들은 온몸으로 삶을 연주하며 살아

낸다. 아무도 그들의 삶을 그려주지

않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삶 자체를 공연

하고 있다. 아무도 그 삶을 들여다 보지

않고, 아무도 그 삶의 깊이를 가늠하지

않지만, 그들은 살아있다는 그 한 가지에

매료되어 생의 기쁨과 환희와 엄숙함의

조각들을 연주한다.


그래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생보다는, 불행 속에서도 하루하루

삶을 이어나가는 이름 없는 인생에서

첼로의 저음 같은 엄숙한 아름다움을

느끼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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