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이 Jan 25. 2024

<도그맨>과 <싱어게인3>를 보고 든 생각들

몇 번 넘어지는지가 아니라, 넘어졌을 때마다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


영화<도그맨>은 레옹으로 유명한 뤽베송 감독이 어릴 적 4년간 개들과 함께 철창에서 갇혀 지낸 남자에 대한 기사를 보고 그 사람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흥미로워서 개봉일을 기다려린 끝에 개봉 첫날인 오늘 오전에 보러 갔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는 타이틀에 걸맞게 최악의 환경에서 정서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고통받은 주인공이 유기견들과 유대하며 살아나가는 영화다.


중간중간 ’조커‘나 ’나홀로집에‘같은 영화가 떠오르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조커보다는 훨씬 감명 깊게 봤다. 조커를 보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으나 도그맨을 보면서 네 번이나 울었다. 그리고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는 장면에서도 개가 죽거나 다치는 장면이 없는 영화라서 내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기에 더 좋았다.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에 출연한 27호 가수는 타 방송국의 경연 프로그램에서 1등을 했지만 경연 외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하다 싱어게인에 나왔고 멋진 실력을 보여주지만 ‘경연용 가수’라는 말을 들어 눈물을 보이며 많이 힘들어한다.


27호 가수 임지수가 대외활동도 완벽하고, 공모전에서도 1등을 하고, 자격증도 많고 실력도 좋지만 취업을 못한 취준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니까 이제 경연 나오지 말라느니하는 심사평은 임지수를 가장 응원하는 나로서는 임지수가 납득이 되지 않는 면접관의 말을 간절하고 절실하게 듣는 취준생 같아서 이입되고 속상했다.


실력이 있어도 뜨지 못한 무명가수들이 있는 반면, 실력이 없으나 너무 떠버려서 사랑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유명가수들도 존재한다.


나는 멋진 우승장면이나 완벽한 퍼포먼스보다, 완벽하고 유능한 히어로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도전하는 모습들이 항상 기억에 남고 마음에 새겨진다.


도그맨이 휠체어를 타고 구인공고에 표시를 하며 이력서를 내고 계속 거절당하지만, 끝까지 깔끔하게 옷을 찾아 입고 일자리를 계속 찾아다니는 모습.


큰 좌절 후에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하고 일상을 살아내는 모습.


이미 가수지만 또다시 오디션에 참가하고 심사를 받으며 탈락의 실패와 창피를 감수하고 도전하는 모습.


지난 심사 때의 자신의 말을 다음 심사 때 수정하고 도전자에게 사과하는 모습.


인생은 언제나 불공평하고, 주어진 환경과 운은 컨트롤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나는 실수하고 싶지 않고, 실패가 두렵다. ‘왜 나에게만?’이라는 생각이 들고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책과 영화나 프로그램들 보면서라도 간접경험으로나마 면역을 기르려 노력한다.


몇 번을 넘어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넘어졌을 때마다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되새기면서.

매거진의 이전글 얽매이지 않는 유니크한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