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움직이게 하는 다큐 '하루 1달러로 생활하기'
누구나 힘들다. 누구나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통은 성공으로 가기 위한 필수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나만큼 힘든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하면서 자신의 삶을 비하한다. 하지만 여기 그보다 더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과테말라의 작은 마을 페나 블랑카 주민들이다. ‘하루 1달러로 생활하기’에서 비치는 그들의 삶은 스스로를 가장 힘들다 여겼던 많은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미국에 사는 국제 개발을 전공한 두 학생과 영화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총 네 명이 함께 페나 블랑카에 간다. 하루 1달러로 56일을 살면서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경험을 한다. 네 명의 청년들은 최대한 페나 블랑카 주민들의 삶을 느껴보기 위해 노력한다. 대부분 주민들이 일정하지 않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그들도 그렇게 한다. 56달러를 0에서 9까지 나눠 제비를 뽑아 매일 받게 되는 돈의 액수를 결정한다. 낮은 액수가 나올 수도, 높은 액수가 나올 수도 있다.
다큐는 청년들의 변화를 담담하게 비춰준다. 처음에 들떴던 모습에서 그들은 어느새 성인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생각하게 된다.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그들의 표정은 생기와 활력이 없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워 나간다. 이들이 1달러를 가지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절약을 하는지, 저축은 하는지 등 경제생활과 관련된 것들에 흥미를 가지고 그들의 삶에 더욱더 가까워진다. 실제로 그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혜를 발휘하고 있었다. 또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어려울 때 이웃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들과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대출기구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큐의 감동은 청년들이 가난한 삶을 경험하면서 가난이 얼마나 힘든지 느껴보는 것에 맞춰져 있지 않다. 페나 블랑카의 사람들이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나름의 방식대로 그들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있다. 다큐에 나오는 페나 블랑카 사람들은 이방인인 청년들에게 관대했고 친절했다. 그들의 모습에서 청년들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정답은 없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끈다는 말속에 있다.
카냐 블랑카 사람들에게 작은 돈이라도 꿀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면, 가난은 계속 대물림될 수밖에 없고 희망도 없다. 카냐 블랑카 사람들은 대출한 돈으로 공부를 하고 사업을 한다. 작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에게는 자손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이자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버팀목이다.
다큐를 보고 난 뒤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작은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내가 지금 행동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다른 누군가를 바꾸고 공동체를 바꿀 수 있다고 느꼈다. 4명의 청년들은 지금 어디에선가 힘들어하고 있을 모두에게 스스로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다. 가난에 대한 동정심과 슬픔보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주는 질 높은 다큐를 본 소감이다.
'하루 1달러로 생활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