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귀여운 월급을 보면 한숨이 푹 나온다.
'이걸 위해 그동안 매일 녹초가 될 때까지 일을 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현타가 세게 왔다.
주변에서 또는 SNS를 하다가
같은 또래이거나 심지어 나보다 어린데도
내 월급의 몇 배를 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내가 받는 돈이, 내 가치가 작아 보이고 낮아 보이기도 했다.
자격지심이 생기고,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생을 하나 싶은 절망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도 없이 부정적인 생각만 하다 보니
결국 피폐해지는 건 나일뿐이었다.
그래서 관점을 달리 보기로 했다.
한 달 동안 나를 사람답게(?) 살게 해 줄 생활비와 식비와 기타 등등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해주는 돈이니까.
무엇보다 돈의 액수를 떠나 내가 한 달 동안 고생해서 얻어낸 결과라는
그 자체로 바라보니 스스로가 대견스러워졌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칭찬받을만하다.
책상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든,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 일을 하는 사람이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든, 사람들과 쉴 새 없이 소통을 하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든,
일의 종류와 관계없이 그날 나에게 할당된 업무를
어떻게든 해내고 마쳤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밥벌이를 하기 위해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느끼고 있다.
피곤함으로 범벅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퇴근을 하면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을 때도 있지만,
오늘도 충분히 노력했고 고생한 것은 사실이니까
스스로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 준다면
조금이나마 뿌듯하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