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K Dec 05. 2023

충전 중인 나에게

잠시 숨 고르고 정면 돌파하기 전

계약직 신분으로 다니던 직장을 7개월 다니고 막 퇴사했을 시점이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잠깐의 손해가 있더라도 지금 다시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에게 더 맞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 켠으로는 그 결정이 맞았던 걸까 스스로 계속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로 <대화의 희열>에 아이유가 나온 방송을 다시 보게 됐다.

한참 리메이크 앨범으로 잘 되던 시기에 슬럼프가 와서 그야말로 '대박'이라고 하는 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커리어의 최전성기에서 잠시 멈췄었다고 한다. 한창 물이 들어올 시기에 멈춘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잠시 멈춰 자신의 밀도를 높이는데 투자했다는 것이다.

나는 아이유 만큼 이뤄놓은 것도 없고 대단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 얘기를 듣고 나도 아이유처럼 잠시 멈춰 나의 밀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수많은 방황을 하고 또 이렇게 다시 완주하지 못했다는 실패 결과지를 받았지만 이것이 단순히 여기서 실패로 끝날지, 아니면 내가 다시 재정비해서 길을 걸어갈지는 온전히 나에게 달린 몫이었다.

1년 정도의 계약기간을 마무리 짓고 나오지 못한 건 나에게 있어 실패였지만, 그 실패를 발판 삼아 다시 방향을 잡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아가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성공을 만들 수도 있는 거라고.

아래는 싱가포르 여행 중 발견한 오트밀우유에 적혀있던 글귀다.

1. follow your dreams

2. enjoy the moment

3. recha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