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를 효율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게 가끔은 효율만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때가 있다.
최근 주말에 캠핑을 다녀왔다.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한 번쯤은 그렇게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설거지를 하며 핸드폰 없이 시간을 보내는 걸 꽤 좋아한다. 재미있었던 건 다음 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가 “주말에 캠핑 다녀왔다”라고 말했을 때였다. 몇몇 팀원들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회사에서 누구보다도 효율과 계획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캠핑 같은 취미를 가질 것 같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 반응이 웃기기도 했고, 동시에 어디서부터 이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었다.
나는 회사에서 꽤나 효율쟁이다. 디자인을 할 때 템플릿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정의해 반복되는 업무를 줄이고, 최근에는 AI와 플러그인을 활용해 하루 종일 걸리던 노가다 작업을 10분 만에 끝내도록 만들기도 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만약 언젠가 다른 이유로 퇴사를 하게 된다면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다고. 주문하자마자 10분도 안 돼서 음식이 나오는 광경을 볼 때면, 이건 정말 웃긴 이야기지만 한 번쯤은 그 시스템 안에 들어가 ‘부품’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효율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오해에 가깝다. 내가 효율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비효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생각과 행위를 오랜 시간 동안 즐기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행위에는 속도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느려야 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고민도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줄일 수 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인다. 생각 없이 반복되는 일들, 굳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 그렇게 만들어낸 시간으로 나는 기꺼이 비효율적인 일들을 한다. 잎을 우려 차를 마시고, 플레이리스트 대신 재즈바에 가 라이브 연주를 듣는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효율화를 만들어 시간을 확보하고, 그 시간으로 내 디자인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회사에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떤 매출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오래 고민하고 싶다.
효율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나는 그저 빨리빨리를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고민을 오래 붙잡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