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6
주말의 태그카페는 한가한 편이다. 사실 평일도 점심시간 아니면 한가한 편이긴 하지만^^;; 주말은 특히나 타지 사람들이나 왔다 갔다 할 뿐 직장인이나 마을 분들은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나는 이런 주말의 태그커피가 좋다. 한 달 넘게 휴일 없이 운영을 해오고 있다 보니 이런 주말의 일상이 마치 휴일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책도 읽고 멍 때리기를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출이 중요하겠지만 사실 삶의 질이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쉬는 날도 없이 매일 카페를 운영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 하지만 아직은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쁘지도 않고 어느새 약간의 적응을 한 것인지 나름 쉬어가면서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오는 날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면 부모님 같아서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여기 이 카페에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모든 사람들이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매일 청소하고 정리해도 어딘가 어수선하고 어디선가 나오는 벌레들과 어느새 또 쳐져있는 거미줄을 보면서 여긴 그냥 이런 벌레 친구들과도 더불어 지내야 되는 공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며칠 전 평일 최저매출을 또 갱신한 날.... 아침부터 입구 유리문에 붙었있던 커다란 사마귀 친구를 보고 내 쫓기도 그래서 그대로 두었더니 퇴근할 때까지 그 근처를 왔다 갔다 하면서 붙어있었다. 이 녀석이 손님들을 다 내쫓은 게 아닌가 괜스레 책임 전가도 시켜볼까 싶다가 그래도 이 녀석 때문에 혼자는 아니었구나 싶어서 고맙기도 했다. 카페 문 앞을 지켜주고 있어서 덜 외롭게 하루를 마감하게 된 것 같았다.
가게 안에는 거미줄이 금방 치우면 또 생긴다. 거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이상하게 거미줄이 계속 생긴다. 엄청 작은 거미가 여기저기 거미줄 작업을 열심히 하고 사는 것 같다. 하루 이틀만 신경 못쓰면 여기저기 거미줄 천지로 변한다.
이 동네는 옛날 어릴 적 따라다녔던 소독차가 자주 돌아다닌다. 비 온 뒤나 환절기가 되면 더 자주 돌아다니는 것 같다. 한 번은 오후에 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있었는데 어느새 나타났는지 소독차가 연기를 뿜으면 지나가는 게 아니겠는가ㅜㅜ 뒤늦게 뛰어다니면서 문을 닫았지만 가게 안은 순식간에 하얀 연기와 소독냄새로 가득 차버렸다. 오늘 비가 오는 걸 보니 다음 주쯤 또 소독차가 지나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달 남짓 어느새 여기 사람이 다 된 것 마냥 예상이 되는 상황들이 생기고 예측하고 대비하게 되는 것이 나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