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고대문명의 흔적, 몬테알반

와하카 근교 고대도시 유적지를 찾아서

by 소로

와하카 근교 해발 2000m 높이의 산 정상에 남겨진, 고대도시의 유적지 몬테 알반. 에스파냐어로 '흰 산'을 의미한다. 기원 전 8세기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5~6세기 번영기를 누린 사포텍 문화의 중심지로 오랜 기간 단단한 산을 깎아 내면서 조성한 도시다. 이곳에 축조된 거대한 신전과 제단, 피라미드에서 사포텍의 제사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 제의적 공간에 응집된 고대인들의 상상력과 현대 문명 사이의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저 계단 너머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경계선 너머의 다른 세계에 진입하기 직전, 묘한 긴장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사진으로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사진으로는 그 규모를 가늠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니까. 신전과 계단, 피라미드 등 거대한 석조물이 드넓은 평지에 배치되어 있었고, 나는 마치 들판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이곳이 정말 고원이 맞나 싶을 만큼. 몬테 알반을 둘러싼 산과 하늘, 구름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세 개의 넓은 골짜기가 접하는 곳에 홀로 선 커다란 언덕, 아래편에 펼쳐진 초록색의 비옥한 바다로부터 일천 피트 가까운 높이로 솟아오른 섬을 상상해 보라. 놀라운 광경이다."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도 1934년 몬테 알반에 압도된 심경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옛 부족장의 모습을 돌에 새겨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어디에서 풍경을 담아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이 멋진 풍광을 한눈에 담기란 불가능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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