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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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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 Feb 23. 2020

괴물

#꿈의 기록: 우리는 필사적으로 달아나야 했다

어떤 끔찍한 존재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어느 집에 머물러 있던 우리 일행은 서둘러 그곳을 떠나야 한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나는 엄마를 비롯하여 (잘 모르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우리는 흉칙한 괴물의 습격에 직면한 상태였다. 괴물의 실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끔찍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차 안에 짐을 싣고 떠날 채비를 했다. 무리에는 이미 괴물의 숙주가 된 사람이 섞여 있었다. 남자는 이미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고 당장이라도 그의 팔에서 괴물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어쩐 일인지 엄마는 이미 다른 차로 떠났다. 우리는 괴물의 존재를 느끼며 극도의 불안감을 안고 다급하게 출발했다. 


나는 운전대를 잡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다. 모두가 패닉에 빠졌다. 차를 몰고 가다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방향을 틀었다. 대체 어딜 가는 거야? 일행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엄마 대신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취재해야 해. 내가 말했다. 그러고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로 가야 하죠? 빨리, 급해요. 엄마는 갈 곳을 일러주었다. 


이윽고 우리는 목적지에 다다랐다. 그곳은, 공동묘지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그 장소를 추모의 공간으로 받아들였다. 한 묘지에서 이름을 확인한 뒤 수녀에게서 사진 몇 장을 받았다. 그 사진들을 보며 어떤 기억과 사연을 떠올렸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가슴 속 깊숙이 맺힌 감정의 응어리가 일시에 터진 듯했다. 서럽게 울던 나는 의식을 꿈에 반쯤 걸친 채 잠에서 깨어났다. 


2019년 5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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