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인도의 음식들
인도의 간식은 천차만별이다. 수많은 인구수만큼 수천수백 가지 간식이 존재한다. 각 지방의 특색과 특산물에 맞춰 만들어낸 음식들이 많고, 기본적으로 튀기는 요리로 만드는 칩스들이 굉장히 잘 발달해있는 편이다. 기름이 가득 들어있는 커다란 냄비에서 바로 튀겨내어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튀김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도는 그야말로 천국이나 다름없다. 레이즈(Lays) 같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 납품되는 봉지 과자들도 인기가 높다.
사모사(Samosa)
가장 보편적인 간식이자 식사대용으로 먹기 좋은 인도식 만두. 속을 버무린 야채 등으로 채워 겉을 세모 낳게 만든 피를 입힌 후 깊게 튀겨내는 음식이다. 인도 전역에서 찾을 수 있으며 주로 기차역, 버스정류장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내용물과 크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1조각에 한국돈으로 몇 백 원 하지 않아 여행자들도 쉽게 즐기기 좋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 근교의 국가들인 네팔이나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찾을 수 있는 간식.
봉지 간식(Chips)
인도에는 10, 20 루피면 살 수 있는 봉지 안에 들어있는 스낵들이 굉장히 많다. 인도에서만 유통되는 간식들이 많고 맛도 흔히 우리도 잘 알고 있는 기본 감자칩의 맛들과는 조금 다르고 특이한 인도 특유의 커리, 마살라 맛들이 있어 이색적인 맛을 가볍게 즐기기 좋다. 볶은 땅콩이나 야채스낵들도 이렇게 봉지에 넣어 납품하는 것을 즐겨 먹는다. 일단 맛이 별로 없거나 혹은 너무 향신료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2, 3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차트(Chaat)
으깬 야채볶음. 불을 가하지 않고 순수하게 야채만을 버무려서 다양한 향신료들과 섞어 약간 짜고 맵게 먹는 음식이다. 인도 외의 국가에서는 먹지 않는 고유의 간식이기도 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사모사 안에 들어가는 야채를 열을 가하지 않고 내놓는 것이 차트다. 이 차트에는 고수가 필수적인 요소라 고수에 다소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는 인기가 별로 없는 편이다. 양파를 잘게 썰고 고수풀을 으깨 올린 뒤, 소금과 다진 생강, 후추, 칠리 가루, 병아리콩(삶은 것)을 얻어 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차트'라는 말은 인도에서 '가벼운 먹거리 상점', 혹은 '골목가게'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히(Dahi)
다히는 '플레인 요거트'를 뜻하는 언어로 흔히 인도에서 '커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권 국가들에 두루두루 즐기는 음식이며 보통 다히 자체로 즐기기도 하지만 여기에 향신료, 과일, 채소 등을 섞어서 '라히타'처럼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탕이 첨가된 요거트는 인도에서 즐겨 먹지 않으며, 그냥 신맛 그 자체로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때때로 식사류인 탈리 한 상차림을 시키면 다히가 함께 나오기도 한다.
파코라(Pakora)
사모사와 더불어 가장 인기가 많은 간식. 야채나 믹스 베지, 혹은 과일이나 렌틸콩 등을 밀가루와 섞어 기름에 튀기는 요리다. 만드는 사람의 성향과 지역 특산 야채에 따라 맛도 모양도 각양각색으로 바뀐다. 밀가루를 쓰지 않고 그냥 재료 자체를 기름에 튀겨내는 곳도 있다.
알루 티키(Aloo Ki Tikki)
주로 북인도에서 많이 먹는 음식으로 '알루'는 '감자'를 뜻하며 삶은 감자를 주로 사용하여 갖가지 향신료와 함께 버무려 내는 음식이다. 알루 티키는 감자 삶는 시간을 포함하여 시간이 좀 걸리는 음식으로, 주로 레스토랑 등에서 자주 보이기도 한다.
빠니 뿌리/ 뿌리(Pani Puri/Puri)
밀반죽 혹은 녹두 반죽을 한 입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크기로 빚어 튀긴 음식을 '뿌리'라고 한다. 반죽을 아주 얇게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바삭하다. 그냥 뿌리만 먹기도 하지만 대체로 다른 형태로 발전시켜 먹곤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 많은 것은 '빠니 뿌리'다. 빠니 뿌리는 이 작고 둥근 튀김형의 빵 가운데를 살짝 쳐서 구멍을 낸 후, 그 안에 병아리콩이나 양파, 감자 으깬 것 등 앞서 말한 차트의 종류를 넣은 후 신 맛이 나는 타마린드 물을 부어 먹는다. 타마린드 자체가 한국에서는 흔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의 인도 음식점에서 빠니 뿌리를 파는 곳은 많지 않다. <신이 맺어준 커플>이나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당갈>에서 이 빠니 뿌리를 즐겨 먹는 장면이 나온다.
벨 뿌리(Bhel Puri)
벨 뿌리도 인도 전역에서 먹을 수 있는 가벼운 간식. 쌀을 조금 불린 후 세브(Sev)라는 튀긴 면과 채소(주로 양파, 고수)와 섞어 처트니 등의 향신료와 섞어 새콤 매콤하게 만들어내는 간식이다. 뭄바이나 첸나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메기 라면(Maggi)
메기 라면은 네슬레에서 출시한 것으로, 주로 중상류층 아이들의 간식을 타깃으로 삼고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국민라면이다. 한국처럼 한 끼 식사로 적합한 크기는 아니며 가볍게 끼니를 때우거나 간식으로 먹기에 좋다. 맛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고수가 함유된 것 같은 향신료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것이 많은 편.
그밖에 캐슈너트,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들이 인도에서 품질이 무척 좋은 동시에 가격이 저렴하기에, 현지인이나 여행자 나눌 것 없이 보편적으로 많이 즐기는 간식이다.
사탕수수
전형적인 길거리 간식. 북인도에서는 재배환경 때문에 쉽게 찾아볼 수 없고 당도 자체가 북인도보다 남인도가 높기 때문에 주로 남인도에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사탕수수 자체로도 단맛이 나서 그냥 수수를 씹어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보통 사탕수수를 갈아 만든 설탕물 같은 형태로 마시는 걸 선호하는 편. 여기서 사용하는 물은 생수가 아닌 일반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으니 배탈에 예민한 사람들은 주의하도록 하자.
굴랍자문 / 라스굴라(Gulab jamun/Rasgula)
인도의 국민 스위트, 국민 간식. 최근 한국 먹방 유투버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회자된 적이 있었다. 라스굴라나 굴랍자문 둘 다 큰 차이는 없지만, 코야라는 치즈를 둥글게 말아 아주 단 설탕시럽에 오랜 기간 담가낸 간식으로 주로 후식으로 먹는다. 국내에서 통조림으로 팔긴 하지만 따끈하게 졸여내기 어렵기 때문에 인도에서 먹는 것과 아주 차이가 많이 난다. 굴랍 자문은 개인적으로 인도에 가면 가장 먼저 먹곤 하는 음식으로, 단맛을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는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정말 세상을 다 가진듯한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스위트. 일반 인도 레스토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안팝디(Soan Papdi)
인도식 꿀타래. 봉지에 담겨 있는 제품이 보편적으로 팔리는 소안팝디의 형태로 서민 가정들은 집들이 선물로 가져가기도 한다. 우유,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을 조합해서 얇고 쉽게 바스러지는 형태로 만들어 네모나게 잘라낸 타래다. 생강 맛이 강하게 나며 인도뿐만 아니라 아랍권의 지역에서도 자주 먹는 간식. 한국에서도 외국 식료품점 등에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쿨피(Kulfi)
쿨피는 스위트라기보다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식감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스위트 류로 분류된다. 식감이나 차갑게 먹는 것 자체는 일반 아이스크림과 같지만, 휘핑하지 않은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래서 더 달고 단단하다. 아주 진한 우유로 만드는 편이다.
잘레비(Jalebi)
잘레비는 원래 아프리카의 간식이지만 인도에 널리 퍼져 인도인 모두가 즐기는 간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밀가루튀김을 아래와 같은 동글하고 얇은 타래 모양으로 만들어서 설탕시럽에 담가 만드는 음식으로 몹시 달다. 대부분 바로 튀겨 건네주므로 따듯하게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역에 따라 차갑게 제공되기도 한다.
그밖에 각종 케이크나 빵류도 많다. 다만 인도의 특성상 버터나 계란을 듬뿍 넣거나 혹은 생크림 류를 다루는 것은 타국에 비해 비교적 부족하므로, 생크림을 기반으로 한 케익이나 마카롱 등의 유럽권 디저트들은 쉽게 찾을 수 없는 편이다. 파운드 케이크류의 빵이 가장 많다.
짜이(Chai)
인도의 국민음료는 단연 짜이다. 인도=짜이라는 공식이 있는 것처럼 인도의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짜이를 마신다. 한국에서 커피를 소비하는 정도 이상으로 짜이가 인도에서 소비되고 있다. 한국에서 마시는 짜이는 현지의 우유나 향료 특성상 그 특유의 맛을 내기 어렵고, 인도에 비해서 가격이 10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국사람들도 인도에 여행을 가면 주식처럼 즐겨 마신다.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고 많이 소비되는 음료이다 보니 안도 어디에서나 짜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손님이 오면 당연스럽게 짜이를 내오는 습관이 있는데 다만 남인도 일부에서는 짜이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경우도 있다. 추운 겨울에는 짜이가 거의 필수적인 요소로, 아침마다 눈 비비면서 따듯한 짜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정말 많다.
라씨(Lassi)
라씨는 요거트 음료로 한국에서도 흔히 마시는 요구르트 성격을 띠는 음료. 다만 요구르트보다 조금 더 신맛, 그러니까 원래의 맛이 강하고 설탕 등의 단맛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조금 묽은 음료다. 라씨도 만드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망고, 바나나, 솔트(!), 사과 라시 등 첨가되는 다양한 음료에 따라 맛이 바뀐다. 인도 여행 중에 변비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서는 최고의 음료. 다만 길거리에서 만드는 짜이나 레스토랑에서 파는 짜이나 모두 생수가 아닌 일반 물을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잦은 배탈에 시달리는 사람은 이를 조심해서 섭취해야 한다.
그 외 각종 탄산음료 들
그밖에 의외로 탄산음료를 정말 많이 소비하는 국가가 인도다. 대체로 코카콜라 브랜드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이 코카콜라 회사에서 인도 특수로 판매하고 있는 라임향이 강한 '림카' 제품이 인기가 많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맛이기 때문에 한 번쯤 경험해보면 좋다. 인도에서 스프라이트는 코카콜라보다 크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고, 이밖에도 레디메이드 망고음료나 과일주스 등이 정말 많다. 과일주스 중에는 망고음료인 마자가 가장 인기가 많고 맛이 좋다. 환타도 잘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