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창

by 강민영

집에 돌아오는 마을버스에서 창 밖을 보다가 쓰고 있던 안경에 지문과 먼지가 뿌옇게 묻은 것 같아 닦고 또 닦았는데, 그래도 깨끗해지지 않는 것 같아 안경을 벗어봤다. 문제는 내 안경이 아니라 버스창문이었다. 애꿎은 안경만 닦고 또 닦고 괴롭히다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그 순간부터 작은 고민에 빠졌다. 그냥 이대로 조금 답답하게 견디며 갈까, 아니면 굳이 손을 내밀어 창문을 열고, 닦을만한 것으로 버스의 창문을 닦아내어볼까 라는 고민에 말이다. 뿌연 먼지가 내린 채로 놓여있는 창문을 닦아내느냐 마느냐하는 결정은 늘 어렵다. 그래서 종종 포기하거나 혹은 수고를 감내하며 행동하거나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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