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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Oct 05.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에놀라 홈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셜록 홈즈에게 성격이 비슷한 동생이 있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영화다. 원작은 낸시 스프링거의 '에놀라 홈즈 미스터리'이며 영화는 그를 기본으로 두고 각색했다. 갑자기 없어진 엄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에놀라 홈즈의 일종의 로드무비가 주를 이룬다. 원래는 개봉영화로 제작되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넷플릭스에 판권을 판매한 사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주인공 '에놀라 홈즈' 역할을 <기묘한 이야기>의 일레븐을 맡았던 밀리 바비 브라운이 맡았기 때문. 에놀라 홈즈의 엄마 역으로 헬레나 본햄 카터가 나와 둘의 케미가 잘 맞을지 궁금증에 선택한 영화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드라마보다 죽 쑤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해 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다양한 특수효과와 고전영화 기법들이 대거 벤치마킹되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일단 가볍게 볼 수 있는 탐정물/모험물이라는 가장 큰 장점, 그리고 셜록 홈즈 시대의 영국의 의복, 물품, 배경 등이 가득 담겨 있어 눈도 즐겁다. 주인공은 에놀라 홈즈지만 그 외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적절하게 제 몫을 다하는 영화는 흔치 않은데, 캐릭터 각개의 개성을 뚜렷하게 밝혀준 것에 대해서는 <나이브스 아웃>과 견줄 만하다.


가장 큰 재미는 여성 중심 서사라는 것. 특히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여성의 참정권 또한 물 위로 올라왔던 시기이니만큼 에놀라 홈즈와 그의 어머니를 포함하여 다양한 수동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을 실제로 고려하면 상상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게 상당히 재밌다. 페미니즘이 기반이 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상의 효과를 구현한 편. 다양한 인종들이 등장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시대물이 아니라 약간 판타지같이 느껴지기도 하기도 하지만, 그저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게 이어가는 걸 보고 있기만 해도 시간이 금세 사라진다.


밀리 바비 브라운이 워낙 연기를 잘 하기도 하고 호감형 외모라 더욱 극에 몰입하기 쉽다. 더불어 에놀라 홈즈가 일종의 '방백'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는데, 이런 연출 방법은 일반적인 장편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꽤나 실험적인 연출이기 때문에 주인공 에놀라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기도 한다. 밀리 바비 브라운은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원작 소설을 워낙 좋아한다고 한다.


극 중 <해리 포터>에 나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해리 포터>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레븐'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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