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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l 05.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마인>



이번 주 추천작은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한 드라마 <마인>. 지난 5월에 첫 방영을 시작했던 TVN 드라마로, 넷플릭스와 티빙에 서비스되고 있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작품으로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1의 연출자 이나정 감독이, <힘쎈 여자 도봉순> <품위 있는 그녀> 등의 각본을 쓴 백미경 작가가 제작했다. 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빈센조>의 후속으로 방영되었다. 애초부터 이보영과 김서형을 캐스팅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큰 줄거리는 재벌가인 '효원'을 둘러싼 치정 사건. 하지만 재벌가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 각자의 생존 방식과 숨기고 있는 과거, 욕망 등이 충돌해 단순 '재벌가 드라마'라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제목 그대로 '마인', 즉 '나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의 드라마라 보면 될 듯하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좀 평범해 보이지만 1화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면 막장드라마에 가까운 수준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치정물과 범죄, 재벌이라는 소재가 다루고 있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극 중 재벌가의 첫 번째 며느리로 나오는 능력 있는 관장 '정서현' 캐릭터(김서형)이 초반부터 레즈비언임이 밝혀지는 부분부터 이 드라마가 범상치 않다 생각했다. 극중 그 누구도 정서현의 '사랑'과 '욕망'에 대해 현실에서 찾기 쉬운 차별적 단어를 마구잡이로 내뱉지 않으며 당당하게 커밍아웃하는 정서현 캐릭터를 보고 개인적으론 물개박수(!)를 쳤다. 한국 드라마에서 성소수자 캐릭터의 등장이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 숨기려고 하거나 차별받고 학대받는 모습만 보여줄 뿐 <마인>만큼 굵직한 주연이거나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룬 해피엔딩으로 맺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또 드물었다. '편견 없이 멜로라 좋았다'며 이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서형 배우의 능력이 어쨌든 드라마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했겠지만 말이다.


<마인>의 장점은 극 중 '완전한 악'은 단 하나로 잡아두고 나머지 캐릭터들에겐 각자의 욕망만 심어주어 '완전한 악'을 향한 협심을 시도하게 한다는 점이었다. 관점에 따라 '악'에게도 나름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애써 그러지 않았고, 초반에 사건을 던져주고 후반에 떡밥을 회수하면서 시청자와 극 중 인물들 모두가 바라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는 엔딩 또한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마인>을 재밌게 즐길 수 있던 이유는 드라마의 부제들 때문. <괴물>과 더불어 꽤 많은 드라마들이 최근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처럼 여러 부제들을 달고 매 화 방영하곤 하는데, <마인>은 그중에서도 부제에 정말 많은 공을 들인 것이 티가 나는, 그리고 각 부제를 통해 조금 더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아주 탁월했고, 매 화 감탄하면서 봤다.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해서 뭐하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빼어난 연기를 벌인다. 출연진의 이름만 나열해봐도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엄청난 캐스팅. 노인부터 아이까지 '연기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생각은 16부작 내내 단 한 명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다. 굳이 한 명을 이야기하자면 이보영이 될까. 주연이기도 하지만 극의 중반부로 들어가면서 충격과 증오에 빠진 연기를 정말 '인생작'이다 싶을 정도로 유려하게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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