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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n 28. 2021

이번 주 왓챠 추천작 - <프레이밍 브리트니>


뉴욕타임즈에서 제작하고 왓챠에서 단독으로 공개한 <프레이밍 브리트니>. 말 그대로 아이돌의 전설이자 최고의 슈퍼스타, 2000년대 팝의 아이콘과도 같았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Free Britney' 운동, 다시 말해 '브리트니에게 자유를'이라는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한 줄로 요약하면 한 시대를 대표했던 탑스타를 질투하고 시기해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쏟은 사람들의 '프레이밍' 이야기. 그 중심에는 물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그의 아버지가 있다.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7591711


지난 주,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LA 법정에서 자신은 후견인 제도를 끝내고 싶으며,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 박탈을 호소함과 동시에 자신이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당했던 온갖 학대와 가스라이팅을 폭로해 화제가 되었다. 더불어 이 사건의 전말을 담은 다큐멘터리인 <프레이밍 브리트니>도 한 차례 더 주목받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많은 노래를 좋아했지만, 최근 브리트니 행보에 관해 특별히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다만,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 때 행사장에 20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아 등장 후 거의 5분만에 공연을 하지 않고 그대로 공연장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는 이야기만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두고 '쟤가 드디어 미쳤네, 미쳤어'라며 떠들던 호사가들을 기억한다. 인기가 많아서, 돈맛을 봐서 등등 여러 가지 부정적 의견들이 브리트니를 감쌌다. 아마 그 즈음 뉴스를 보고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프레이밍 브리트니>는 몇 줄의 기사만으로 브리트니를 기억하거나 이유 없이 증오하고 미워하던 사람들에게 정반대에 서서 브리트니의 입장을, 더불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조종당해왔던' 브리트니의 모습을 깨닫게 만든다.


다큐멘터리 자체의 퀄리티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사안이 사안이기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작품이긴 하다. <프레이밍 브리트니>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파파라치들은 브리트니를 괴롭히고 뒤쫓으며 연신 사진을 찍어 대는 게 여전히 잘못이었고, 인권 침해였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때문에 몇 인터뷰는 불편했으며, 자료화면으로 화를 내는 브리트니가 고스란히 노출된 사진, 영상들을 보며 몇 번 이걸 끝까지 봐야 하는 지 주저되었다. 다큐멘터리의 짜임새는 피사체인 '브리트니'를 존중한다기보단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면으론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예쁘고 재능있고 반짝이는 어린 여성'을 바닥으로 끌어 내리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나오기 때문. 브리트니가 활동하던 당시의 여성 혐오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동종의 혐오에 대해 꽤 잘 담아내고 있다.


끊임없이 성적 대상과 가십거리로 소비되고, 성차별적인 질문에도 웃어 넘기며, 애인마저도 자신을 전시하는 일을 매일 겪다보면, 말 그대로 '미쳐버리지 않고서야' 감당할 수 있을까 싶다. <프레이밍 브리트니>의 전반은 미국 사회의 미디어에 관한 비판, 후반은 아버지와의 갈등과 후견인제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앞뒤로 다소 가볍게 흘러가긴 하지만 다큐 자체의 의미는 어느 정도 충족한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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