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12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원제는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로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너를 사랑해'라는 뜻으로 직역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 상영된 버전의 제목은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이며, 2020년 11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다. 2021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에서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부문에서 수상했다. <토이스토리 4>의 각본을 쓴 윌 맥코맥, 그리고 마이클 고비어가 감독을 맡았다. 한국인 애니메이터 노영란이 애니메이션 감독이었기에 아카데미 수상 당시 화제가 되었다.
10대 딸을 잃은 두 부모의 이야기이며, 딸을 잃은 부모의 인생이 정지된 순간들에서 출발한다. 씩씩하고, 늘 밝고 쾌활해 부모에게 웃음을 주던 딸은 어느 날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사망 당시 딸이 부모에게 보낸 문자가 바로 원제의 제목이기도 한,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해'다.
12분짜리 아주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이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미국에서 일어난 몇 총기 난사 사건 중, 특히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고 이에 관한 시선이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의 골자다. 물론 정치, 사회적인 시선은 철저히 배제된 채 총기 사고로 잃은 딸, 그리고 그 상실을 이겨내지 못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 짧은 단편이지만 전하고자 하는 모든 바가 완벽하게 전달되는 점, 슬프고 비극적이지만, 숭고함을 간직하는 이야기가 부모의 영혼을 대변하는 무채색 캐릭터로 표현되어 좋았다. 화풍 또한 건조한 편이라, 쉽게 서사에 편입되도록 돕는다. 이 영화의 두 감독은 '부모와 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일하며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을 제작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배급되었기에, 넷플릭스에서 언제고 찾아볼 수 있다. 출퇴근길, 등하굣길에 강한 울림을 주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추천하고픈 애니메이션. 짧지만 강하게, 단편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