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없습니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2018년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시리즈, <너의 모든 것> 시즌 1. 캐롤린 켑네스의 동명 원작을 모티브로 한 시리즈로, 시즌 1과 시즌 2 모두 꽤 높은 호평과 지지를 얻었다. <너의 모든 것>은 2021년 10월에 시즌 3 공개를 앞두고 있어, 이번 달에 몰아보기 좋은 몰입도 높은 드라마로 추천하고자 가져왔다. 라이프타임에서 시즌 1을 공개했고 시즌 1이 끝나기도 전에 시즌 2가 확정되었으며, 이후 모두 넷플릭스로 옮기게 되었다. 여성작가인 캐롤린 켑네스의 데뷔작인 소설 <You>가 워낙 화제 속에 판매되어 시즌 1은 이 <You>를, 시즌 2는 역시 캐롤린 켑네스의 원작 소설이자 <You>의 속편인 <Hidden Bodies>를 각색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스토킹'과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인 '조 골드버그'(펜 배질리)가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귀네비어 벡(엘리자베스 레일)에게 호감을 가지고 우연을 가장해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다소 역겹고 끔찍한 스토리 라인을 골자로 하고 있다. 주인공 '조'의 독백으로 진행되다가 중반부 이후부터 '벡'의 독백도 겹치게 되는데, 시즌 1의 후반부에 이를 수록 다소 충격적인 사건들이 전개된다. 등장인물 중 몇 명은 살해당하는데, 이들을 죽이는데 아무런 죄책감이 들지 않는 '조'의 모습과, '옳은 일을 했을 뿐이다, 그들은 죽어 마땅하다'라고 말하는 독백들이 소름 돋는다.
로맨스스릴러, 범죄스릴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무거운 주제와 다르게 시즌 1의 '조'와 '벡' 두 인물이 무척 매력적인(심지어 조조차 매력적이다!) 캐릭터로 등장하기에 금세 정주행을 완료할 수 있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원작 소설이 있기 때문에 서사의 탄탄함은 차치해두고라도 연출 자체가 매우 뛰어난 수준. 한번 틀면 멈출 수 없는 흐름은 기본인데,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엔 다소 부적절하다. 굉장히 영리하게 짜인 작품인데, '스토커, 사이코패스 남성이 주연'을 맡는 다는 설정 때문에 일부러 피하고 있었다가, 이번 기회에 챙겨보며 완전 빠져버렸다. '조'의 내레이션 딕션도 깔끔하고,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전부 다 돌아버린 주조연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비주얼적으로 너무 훌륭하다. 주연 배우 둘이 몹시 훈훈하다.
트리거가 있는 지점은 역시 '스토킹'.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조'가 진행하는 모든 범죄의 서사와 진행 과정을 생각나게 하는 흐름이니 부적절하다 생각된다. 사실, 시즌 1의 초반부터 안전에 지나칠 정도로 무감한 여주인공에 대해 납득이 잘되지 않는 부분은 있다. 사이코패스의 행적 이외의 다른 캐릭터들의 행동에 여러 모순점은 존재할지언정 그게 특별히 걸림돌이 되거나 하진 않는다. 여담으로 원작 소설은 스티븐 킹이 극찬하기도 했다.
시즌 1을 보면 자연스레 시즌 2로 넘어가는 매직(!)이 있는데,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 제목이 '푸른 수염의 성'임을 감안하면, 시즌 1을 시작할 때부터 시즌 2를 보게 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