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글자 제한으로 잘려서, 원제는 <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했던 다중인격자로, 실제로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던 중, 스물 네 개의 인격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빌리 밀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다.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주인공으로 국내에도 화제가 되었으며, 관련 소설도 번역 출간되었다. <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는 이를 소재로 한 시리즈 다큐멘터리.
평소 '빌리 밀리건'이나 '다중인격'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즐겨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실제 범죄자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범죄자의 얼굴과 행동, 말투와 성격 등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주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의학적이나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는 외부 인터뷰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범죄 장면이나 범죄 현장 자체와 관련된 트리거 포인트는 없는 편이다. '빌리 밀리건'이라는 인물의 생애를 조우하기보다 그가 내면에 숨기고 있는 십 수 개의 인격들에 주목하는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대체로 그렇듯, 다소 중립적인 입장으로 '빌리 밀리건' 자체를 조망한다. 무죄 판결을 받긴 했지만, 과연 그 무죄 판결이 옳은 것인가를 의심하는 집단, 빌리 밀리건의 무죄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던 담당의와 변호사 등의 대치되는 인터뷰가 중반 이후 골자로 등장한다. 시리즈의 기승전결은 뚜렷하지 않고, 특정 결론을 시원하게 도출하는 편도 아니지만 '범죄 스릴러'적인 장르를 좋아한다면, 건조하게 심취할 수 있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