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 <바이오하자드: 무한의 어둠>에 이어 게임 기반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새롭게 등장했다. 작품이 좋았다면 <카우보이 비밥> 실사판이나 연상호 감독의 신작 <지옥>을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둘 다 추천할만하진 않았고 특히 <카우보이 비밥> 실사화는 올해 본 모든 콘텐츠 중에 워스트 오브 워스트 수준이었다.
각설하고, 그와 반대로 올해 본 모든 애니메이션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그게 아니더라도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 다른 것들과 견주어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 되시겠다. 흔히 말하는 '롤' 이라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원작으로 하며, 이 유니버스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자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시즌 1 종영 이후 바로 시즌 2 제작을 확정지었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주목과 호평을 받았다.
기본은 '롤'의 세계관, '징크스'와 '바이'의 탄생을 주 소재로 하고 있다. 배경은 필트오버와 자운을 바탕으로, 상하관계가 분명한 세계 속에 힘과 균열이 재배치되고 주조연들의 운명이 갈리는 게 주된 줄거리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롤의 세계관이나 각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관람에 있어 필수 요소가 아니다. 바꿔 말하면, '롤'을 전혀 모르더라도 정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이다. '롤'을 몇 번 접했지만 성향과 맞지 않아 그 뒤로 접었던 전적이 혹여 이 시리즈의 관람에 이해가 될까 싶었고, 그 '접었던 전적' 때문에 오히려 관람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보았는데, 그만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을 마치고 말았다. 다시 말하면, 진입장벽이 아주 낮고 아무 사전 정보가 없이 보아도 연출과 서사의 완성도가 증명될 만큼 빼어난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될 테다. 물론, '롤'의 헤비 유저들은 울면서 관람했다는 정보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안정감 있고 독특한 작화. 3D 2D 어딘가의 이상한 경계에 존재하는 작화가 아닌 오로지 2D에 의존한 작화로, 3D가 구현해 내지 못하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박진감과 긴장감이 오롯이 살아있다. 시네마틱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아주 유려하게 연출된 카메라 워킹도 포인트인데, 이는 게임 원작을 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드라마들이 흔하게 범하는 실수를 모조리 제거하고, 아예 회화적 유동감을 살려 제작해낸 근래의 사례 중 가장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다. 작화가 뛰어난 데다가 서사적 이해도가 높고, 캐릭터 간의 감정이나 행동을 묘사해 내는 방식이 정말 좋아, 게임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 자체를 즐길 수 있다. 오리지널 영어 캐스트뿐만 아니라 국내 성우진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초반 1화부터 3화까지는 홍보를 위해 무료로 공개되었는데, 이때 초반의 작품을 지켜본 사람들의 호평을 타고, 마지막 6화까지 완전히 공개가 된 시점부터 빠르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솟구치고 있다. 꽤 오랜 시간의 투자와 작업 기간을 통해 여러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광고가 진행되었는데, 그에 걸맞은 퀄리티를 제공해 줘서 유저들 또한 몹시 만족하고 있다는 수준. 시즌 2가 기대되는 몇 되지 않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독립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작품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도, 수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