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2021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2020년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던 애니메이션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넷플릭스가 판권을 구매하면서, 넷플릭스 단독으로 공개되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레고 무비>를 연출한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으며, 3D애니메이션에 2D이펙트, 그리고 실사를 포함한 다양한 연출로 화두에 올랐다. 마이클 리안다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올리비아 콜먼, 마야 루돌프 등의 배우가 성우로 참여했다.
올해 들어서야 관람했지만 2021년에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면 분명 베스트 10 안에 꼽았을 거라 생각했을 정도로, 몹시 좋았다. 봉준호 감독이 2021년 베스트 중 하나로 꼽았지만 화제나 화두에 오르진 않았고, 알음알음 소문을 통해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정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여러 협회 상을 수상해서인지 최근 들어 다시 회자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인크레더블>류의 가족 서사가 떠올랐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사와 유머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정말 말 그대로 '미첼 가족'이 '기계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서사. 4인 가족과 강아지라는 안정적인(!)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미첼 가족'. 딸 케이티 미첼은 기발한 창의성으로 주목받으며 가고 싶던 대학교의 영화/영상과에 진학한다. 아버지 릭과 딸 케이티는 돈독한 사이로 유명했지만 케이티가 성장함에 따라 충돌이 끊이지 않고, 어머니 린다는 케이티의 동생 애런과 함께 케이티의 대학 입학 전 마지막 가족여행을 갈 것을 제안한다. 그와중에 인공지능 서비스인 'PAL'사의 헤드AI는 로봇들의 반란을 꿈꾸고, 이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미첼 가족은, 여행 중에 로봇들과 마주하며 생명을 건 사투를 벌인다.
쉽게 말해 가족 서사와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 서사가 같이 붙는다는게 골자. 게다가 로봇과의 전쟁이라니 어딘가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가족의 화합 서사에 조금 특이한 '로봇 전쟁', 지금의 절대 다수가 사용하는 합성 어플, 유튜브, 틱톡 등의 사회/문화적 지점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제일 즐거웠던 건 아무래도 제작진의 전 연출작들만큼 튀는 장면들, 액션의 연출법, 그리고 20세기 대중문화를 선두했던 영화나 드라마, 노래들을 대거 차용한다는 점. 액션 또한 거침이 없고, 매번 유머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 또한 다양해서,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했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