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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Sep 19. 2022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수리남>



* 현재 <수리남>은 제목에 한 국가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 때문에 수리남 정부의 법적 대응이 예고되어 있음을 밝힌다. 제목에 대한 문제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밝혀왔던 바 오래전부터 우려되었던 일이었다. 한국 외의 모든 국가에서 <수리남>은 국가 이름이 아닌 <나르코-세인츠>라는 제목으로 스트리밍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제목과 관련된 논란이 현재 진행 중임을 우선 밝힌다.


*스포일러 없습니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첫 번째 드라마 연출작 <수리남>. 윤종빈 감독의 페르소나인 하정우가 주연을 맡고,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등 걸출한 남자 배우들과 더불어 장첸의 캐스팅이 예고될 때부터 화두에 올랐던 시리즈다. 2000년대의 수리남과 한국을 배경으로, 마약 조직을 만들어 소위 마약왕이라 불렸던 한국인 범죄자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기존에는 세 시간 남짓의 영화로 기획되었으나,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6부작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한국에서 사기 전과를 가지고 있는 전요환(황정민)은 수리남으로 건너가 목사 행세를 하며 코카인 등 마약을 대량 밀매한다. 한국에서 이런저런 사업을 하고 있으나 큰돈 벌기에 급급하던 강인구(하정우)는, 어느날 친구인 박응수(현봉식)가 제안한 홍어 사업을 위해 듣도 보도 못한 국가인 수리남으로 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전요환과 그 무리들, 그리고 중국 갱의 우두머리인 첸진(장첸)과 엮이게 된다.


하정우가 맡은 강인구, 황정민이 맡은 전요환의 캐릭터만 보더라도 소위 말하는 윤종빈식의 암청색 영화, 범죄와 남성 카르텔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드라마다. 범죄물이자 마약이 주 소재이고, '수리남'이라는 한국에서 다소 독특한 배경이 아니라면 기존 윤종빈 감독의 색을 그대로 계승하는 드라마라 생각된다. 하지만 항상 '잘해왔던' 바로 그 역할들을 맡은 남자배우들이 캐릭터를 굴려가며 속고 속이고 치고 받는 재미가 역으로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인물들의 전사를 포함해 6부작으로 깔끔하게 떨어지게끔 연출한 것도 장점이겠지만, 실제 사건이 배경이 되기에 지역에 걸맞는 총기와 군사 장비가 다수 등장하는데, 이 장면들의 액션이 아주 볼 만하다. 특히 시리즈 전체가 폭력으로 도배되어있다시피 해서 어떤 부분은 트리거 요소가 있기도 하지만, 그에 반해 선정성이나 억지로 여성 캐릭터를 갉아먹는 부분 등은 최소화했으므로 윤종빈 감독의 연출작치고는 나름 이 부분에서 선방하지 않았나 싶다.


<수리남>은 '마약'을 소재로 한 한국 드라마나 영화들 중에서는 가장 흥미롭고 물 흐르듯 유려하게 볼 수 있던 작품이기도 했다. 물론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쿠션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각 주조연 배우들과 더불어 윤종빈 감독이 영화로 드러내지 못한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윤종빈 감독의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걸 가감없이 밀어붙이는 감독임은 틀림 없다고 생각하게 되던 드라마였다. 절대 악이 존재하는 와중에 그를 둘러싼 다른 주조연들의 상황이 뒤바뀌고, 양면적인 모습도 다소 보여주는 등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도 장점 중 하나였다.


뭐니뭐니해도 다른 배우들보다 변기태 역할을 맡은 조우진의 활약이 엄청나다. 전요환(황정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른바 '전도사'로, 전요환의 말이라면 심장도 내줄 듯한 절대복종의 캐릭터인 동시에 눈에 거슬리는 게 있다면 가감없이 쳐내는 행동파이기도 하다. 변기태 캐릭터 자체도 엄청난 역경을 겪고 전요환의 조직으로 들어왔기에, 오히려 주인공인 강인구(하정우)보다 더 인기가 있기도 했다. 존재감이나 매 장면을 압도하는 연기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 조우진의 베스트 작품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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