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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14. 2022

이번 주 왓챠 추척작 -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이번 주 추천작은, 오랜만의 왓챠 추천작이기도 한 애니메이션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2020년 일본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애니메이션으로, 2020년에 일본에서 방영되었고 2022년에 라프텔을 통해 국내에 첫 소개되었다. 회당 20분 남짓의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오오와라 스미토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견왕> 등을 감독한 유아사 마사아키가 감독을, 수많은 작품의 작화를 맡아 명실공한 거장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는 아사노 나오유키(<철근 콘크리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시끌별 녀석들> 등)가 작화를 맡았다. 제목의 '영상연'은 '영상연구회'의 줄임말이다.


애니메이션의 세계관과 설정에 언제나 심취해 있는 아사쿠사, 본업은 모델이지만 애니메이터를 지향하며 인물 위주의 작화를 그려온 미즈사키, 이 두 사람을 실질적으로 '굴러가게 만드는' 사무장과 같은 카나모리. 이 세 여고생이 애니메이션 동호회를 만들지 못해 '영상 연구회'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어 본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귀엽고 통통 튀는 캐릭터 묘사와 더불어 한 화당 러닝타임 20분 남짓에 총 12화로 제작되어 호흡이 길지 않고 짧게 즐기기 적절한 애니메이션이다.


<스파이패밀리>와 더불어 '올해의 애니메이션'으로 뽑고 싶을 정도로, 보는 순간 단번에 빠져버린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의 연출이나 작법, 스토리에 대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며 성장물인 동시에 판타지물처럼 여겨지도록 설정한 것이 포인트. 결국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모인 인물들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뻔한 구석 하나 없이, 그리고 유해한 구석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차게 흘러가는 서사가 무척 만족스러웠다. 특히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의 작화는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는 말이 곧바로 튀어나올 정도였다.


서사, 연출, 작화와 더불어 음악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정말로 이런 게 '애니메이션'이지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었던 작품. 최근 <사이버 펑크 엣지 러너>나 <체인소맨> 등의 애니메이션을 주로 봐서인지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는 일종의 환기를 일으켜주는 작품이기도 했는데, 되돌아보면 액션 장면의 구도를 잡는 방식이나 세 명의 주인공이 애정하는 대상을 대하는 방식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세 명의 영상연 회원들이 본인들이 짓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상상하는 부분의 배경 작화를 콘티 느낌으로 묘사하는 방식이나, 작중 작으로 인용된 애니메이션에 대한 묘사도 현재의 시간과 장소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를 보고 있으면 꿈과 현실을 오가는 느낌이 드는데 이러한 연출 자체가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했고, 아주 옛날 즐겁게 봤던 만화나 만화영화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요즈음 왓챠에 올라온 콘텐츠 중 단연 추천 1순위에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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