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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07. 2022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자정 클럽>


*스포일러 없습니다.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자정 클럽>. 지난 10월 초에 공개된 시리즈로, 소위 '넷플릭스 정직원'이란 호칭을 가지고 있는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이 전체 에피소드의 제작 및 기획을 맡은 호러 드라마다. 크리스토퍼 파이크의 동명 소설(미드나잇 클럽)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총 10화로 전체 에피소드의 기획을 플래너건과 레아 퐁이 작업했다.


초반 1, 2화의 연출을 플래너건이 맡기는 했으나 엄밀히 말해 <자정 클럽>은 <어둠 속의 미사>나 <힐 하우스의 유령>처럼 온전한 플래너건의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려운데, 이를 착각하는 분들이 제법 많은 것 같아 아쉽다. 각 에피소드의 연출 감독은 마이클 피모그나리, 엠마누엘 오세이-쿠루프 주니어, 악셀 캐롤린, 비엣 응우옌, 모건 벡스로 이들은 마이크 플래너건이 주도하는 각본 작업 아래 전체 분위기와 흐름만 맞춰 각자의 분위기에 맞춰 연출했다. 때문에 전체 에피소드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리즈 내에서 다뤄지는 이야기의 경중이 있기 때문일지 모르지만 각각의 특징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화도 있고, 그렇지 않은 화도 있다. 넓게 보면 지난주에 소개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만 벤슨, 이비 리그니, 루스 코드 등이 주연을 맡았다.


<자정 클럽>은 청소년들이 주가 되는 호스피스 병동을 배경으로, 여덟 명의 입소 회원들끼리 모여 '자정 클럽'을 만들고 매일 밤 같은 장소에서 만나 무서운 이야기, 이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그와 동시에 현실에서도 무언가 조금씩 바뀌어간다는 내용이 골자다. 말기 갑상선암이 발견된 10대 소녀 일론카를 주연으로, 죽을 날을 바라보고 있으며 치유라면 뭐든지 감행하는 청소년들의 희비가 엇갈린 해프닝 또한 계속해서 <자정 클럽>의 흐름에 포함되어 있다.


<자정 클럽>의 배경은 호스피스 병동과 8명의 시한부를 선고받은 소년소녀들이지만, 이들이 매일 자정에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그러니까 결국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각 에피소드의 중심을 이룬다. 전반적으로 무섭고 소름끼치는 이야기지만 때로는 웃기기도 하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이야기 속 이야기, 에피소드 내의 액자 구성 자체를 여덟 명의 주연배우들이 역할을 바꿔 연기하기 때문에 <자정 클럽> 전체를 놓고 보면 소년소녀들이 나누는 이야기 자체가 이들의 멀티버스이자 다차원의 세상으로 느껴져 마음이 뭉클한 지점도 꽤 있었다. 매일 밤 구호와 비슷한 어떤 주문을 외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한부 청소년들, 그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이면에 '나는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한 청소년들의 감정 연기와, 장기적으로 변화하는 이들의 관계, 갑작스런 사건의 연속이 극 내에서 제법 유려하게 엮여 있다.


전반적인 장르는 호러지만 완전히 호러 장르라고 하기엔 다분히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다. 다만 점프스케어라든지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크리쳐의 등장이라든지 하는 것들 때문에 호러 장르에 기피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정도. 각 인물이 다른 공포 소재 이야기를 꺼내올 때의 집중도도 좋았고,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에 따라 화면비를 다르게 해서 정말 그들의 곁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구성 또한 좋았다. 다만 액자 구성이 계속되는 에피소드들의 연속이다보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소 지루하고 루즈하게 느껴지는 에피소드도 있는데(개인적으로 3, 4화 정도) 전체적인 중심 내용을 빠짐없이 체크하려면 스킵 없이 전 에피를 챙겨봐야 한다는 게 단점이라 생각한다.


가볍고 크리처물 위주로 짧게 짧게 단타 치듯 호러물을 보고 싶다면 지난주에 추천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을, 그보다 조금 더 진중하고 무겁고 무서운 분위기의, 그야말로 '진중한' 공포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자정 클럽>을 추천하고 싶다. 두 개 시리즈가 비슷한 시기에 나와 바톤 터치 경주하듯 챙겨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플래너건의 'all 연출'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아 자못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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