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당갈>을 통해서 한국에 제법 알려지기도 한 산야 말호트라 주연의 코미디 영화 <잭프루트 실종 사건>. 메인 포스터에 있는 'Kathal'은 힌디어로 '잭프루트'를 뜻한다. <잭프루트 실종 사건>은 힌디어가 주인 힌디 영화로, 아쇽 미슈라가 각본을, 아쇼와단 미쉬라가 연출을 맡았다. 아쇼와단 미쉬라는 영화로는 경력이 많지 않지만 TV 시리즈로 근 몇 년 사이 주목을 받는 감독이고, 이번 넷플릭스 연출을 통해 계속 코미디 장르의 연출을 이어 갈 예정임을 확고히 다진 셈이다. 앞서 이야기한 샨야 말호트라 외에 비제이 라즈, 라지팔 야디브, 아난트 조시 등 걸출한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이름은 비제이 라즈 정도인데, 나머지 배우들은 힌디어로 코미디 드라마/영화에 출연하는 힌디 배우들이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경찰관 마히마(산야 말호트라). 어느 날 동네 의원의 집에 있던 잭프루트 나무에서 큼지막하고 잘 익은 잭프루트 두 개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 사건의 담당을 마히마가 맡는다. 나무에 달려 있던 잭프루트는 모종의 정치적 이유로 의원이 애지중지하던 것이고, 때문에 이 사건에 마을의 경찰들이 총동원된다. 마히마는 사건에 대한 단서와 용의자를 쫓던 중 이상한 점을 포착하고, 이 점을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잭프루트 실종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잭프루트'라는 국내에서는 자라지 않는 이국적인 과일을 소재로 한 소동이라는 것 자체도 충분히 재밌지만, 인도에서 여전히 제법 많이 제작되고 있고 단골 소재기도 한 '경찰'의 역할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유쾌하고 명쾌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잭프루트 실종 사건>을 보는 내내 산야 말호트라가 맡은 마히마 바소르 경위 역할을 일반적인 다른 남자 배우가 맡았다면, 영화의 재미가 반절 정도는 절감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잭프루트 실종 사건>에서 그녀는 독보적인 연기를 펼치기도 하지만, 드라마와 서스펜스 그리고 코미디가 결합된 독특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연출과 서사가 이 영화를 빛나게 만들기도 한다. 다양한 군상의 모습이 '잭프루트 실종'과 엮여 발화되는 것도 즐겁고, 또한 인도 현지 전통 음식들에 대한 고민을 한 기색이 역력한 번역가분(양신혜님!)께도 박수를. 힌디 뿐만 아니라 인도의 다양한 영화들 중에 '음식'이 중요한 영화들에 대한 관람자들의 현지화 번역이 아쉬운 점이 많은데, <잭프루트 실종 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곡가 램 삼파스의 곡이 실려서 더없이 반가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MTV 코크 스튜디오를 통해 이 작곡가를 알게 되었는데, 이후 에어텔이나 떰스 업 등 인도에서 유명한 브랜드의 음악들 중에 '어, 음악 좋은데?' 싶으면 여지 없이 램 삼파스의 작품이었고 그때 이후 이름을 기억해두는 중. 인도 영화를 볼 때마다 음악이 좋은 작곡가들은 크레딧에서 반드시 이름을 기억해두곤 하는데, 이번에도 크레딧을 보다가 물개 박수를 쳤다.
https://www.youtube.com/watch?v=T13y0slM0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