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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n 05.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종이달>



*결말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지난 5월 초에 종영된 드라마 <종이달>. ENA채널을 통해 월화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가쿠다 미쓰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총 10부작으로 다소 짧은 호흡이며, 런칭 당시 김서형이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었다. 김서형 뿐만 아니라 유선, 서영희, 공정환 등 굵직한 조연들이 출연했다. OTT로는 티빙과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데, 오리지널 드라마가 아니다보니 플랫폼에서 언제 내려갈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종이달>의 제작은 진작에 마쳤으니 방송 심의에서 지연이 있었고 전체 등급이 15세에서 청소년 관람불가로 올라가는 과정을 겪으며 ENA의 편성 자체가 늦어졌다고 한다.


가쿠다 미쓰요의 소설은 현지에서도 인기가 있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횡령'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고 어느 정도 실제 사건들과도 짜맞춰지는 부분이 있어 더욱 그럴지도. <종이달>도 이들의 노선을 비슷하게 따르며 큰 스토리는 원작과 이미 각색된 드라마/영화의 노선을 따라간다. 이중 미야자와 리에가 주연한 영화만 보았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감정 변화를 일으키며 크게 동요하는 지점들이 섬세하게 드러나지 못했지만, 각색된 한국드라마 <종이달>에서는 김서형 배우가 그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줬다고 생각한다. 부유한 남편과 결혼해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던 유이화는 무관심과 무심함으로 점철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 저축은행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돈을 다루는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상황이 전혀 예상치 못한 쪽으로 소용돌이 치는 과정을 굉장히 속도있고 유려하게 잡아냈다.


10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루즈하게 떨어지는 지점도 없었고 신파가 주가 된 장면도 없어서 역시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한 드라마. 다만 아쉬운 것은 원작소설이나 여타의 드라마/영화의 전선을 따른다기보다 좀 더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하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김서형의 본체(...)나 유이화의 캐릭터는 연하남에 전혀 휘둘릴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동요한다면 연하의 여성, 아자신보다 어리고 아름다운 여성에 동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때문에 극중 주연들의 합이 남-여가 아닌 여-여로 이루어졌다면 어떨까 싶었다. 극중 유이화에게 도움을 받고 반대로 이화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는 비참한 운명의 소유자인 이루리(윤보라)가 후반부에 그 구도에 팍 점화를 시키나 하고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는데, 일반적인 도움 그 이상으로 발전하진 않아서 내심 서운했다. 김서형의 주연이 굉장히 빛났던 만큼 더 파격적이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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