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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n 12.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사이렌:불의 섬>


이번 주 추천작은 지난 주부터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사이렌:불의 섬>. <피지컬 100>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했는데 전부 여성 참가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우위를 선점했고, 또 각자 직업의 명예를 걸고 단체 팀전을 위주로 진행한다는 것이 더욱 흥미를 끌었다. 2023년 5월 30일에 1-5화가 공개되었으며, 그 다음 주인 6월 6일에 6-10화까지 전부가 공개되었다. 꽤 많은 시리즈가 주당 공개를 고수하는데 반해 <사이렌:불의 섬>은 한번에 꽤 많은 회차를 공개해주어 좀 편했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예능'이라 부를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올해의 예능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서바이벌 예능은 평소에 잘 보지 않는데, 가장 큰 이유를 대자면 참가자 개개인에 너무 의존하고, 전체적인 판도가 분량 빼기에 좋은 구조, 나쁜 의미로의 '잘 짜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 물론 <사이렌:불의 섬>도 그런 면을 전부 고려해 제작했을지 모르지만, 여기서 생존 싸움을 벌이는 집단의 특성이 고스란히 보여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캐릭터들은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것이었기에 정말 즐거웠다.

기지전 당시 군인팀 모습


<사이렌:불의 섬>은 팀전에서 우승한 팀부터 좋은 위치의 기지를 선점할 기회를 제공받고, 하루에 한 번의 기지 쟁탈전, 하루에 한 번의 아레나(개인/팀)전을 통해 유리한 카드를 얻어 다양한 상황에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기지를 탈환하는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기지 내에 깃발을 숨길 수 있고, 이 깃발이 뽑힌 기지의 팀은 바로 전원 탈락. 첫 시작부터 설렁설렁 진행되는 게임 없이 힘과 팀워크가 잘 어우러지는 경기로 진행되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뻘을 함께 뛰어가며 엄청난 무게의 깃발을 나눠 들고 행진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고자극 그 자체였다.


참전하는 팀은 군인팀, 경찰팀, 소방팀, 스턴트팀, 경호팀, 운동팀 총 여섯 팀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두가 생존 가방을 싸왔지만 그 가방 안에 일부만 반입 가능한 상태에서 기지전이 시작된다. 최소한의 용품으로 최대 효과를 낸다는 설정, 그리고 '불의 섬' 안에서 사용되는 모든 칼로리가 상품이나 음식을 살 때 사용된다는 점, 언제 기지전이 시작된지 모른다는 불안감,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연합하고 연합이 깨지는 과정 등 모든 화의 콘텐츠가 그 어떤 예능보다 탄탄하게 느껴졌다. 스물 네 명의 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판매상 한 명을 제외하고 공용공간이나 아레나 자체를 지키는 교관들도 전부 여성이라 좋았는데, 그분들조차 한가닥 하시는 분들이란 것이 주목할 만했고.


드라마를 담당하던 소방팀

개인적으로는 특전사 멤버로 구성된 군인팀이 보여주는 모습이 '군인'의 그것 자체라 군인팀을 쭉 응원했고(이현선님이 현재 나의 최애다..), 막판에 이르러서는 사람을 치는 일이 아닌 사람을 구하는 일 때문에 여러 번 직업 의식과 충돌하지만 결국 힘에서 우위를 선점한 드라마 담당의 소방팀을 응원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점프에 단번에 도약한 운동팀이나,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닌자를 연상케 만드는 스턴트팀, 기지 내에서 최고의 방어와 이성(ㅎㅎㅎ)을 겸비한 듯한 경호팀, 시작하자마자 수사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족적을 좇던 경찰팀의 멤버들도 전부 좋았다. 이런 캐릭터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것이라 아마 단숨에 매료된 것도 있지만, 서바이벌에 참가한 개개인의 매력 때문에 아마 내 인생에서 '서바이벌 예능'으로 두 번 정주행한 건 <사이렌:불의 섬>이 최초일듯.


<사이렌:불의 섬>이 꽤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은경 피디와 채진아 작가가 나영석 피디가 진행하는 '채널 십오야'에 출연해 '물의 섬' '바람의 섬' 등 차기작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렌:불의 섬>은 현재 아시아 몇 개의 국가에서만 스트리밍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기획이 더 넓게 자리 잡아 전세계의 다양하고 강한 여성들의 면모를 보고 싶다. 어릴 때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랐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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