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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22.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엑스오, 키티>



간만에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고(이른바 '뇌를 싹 비우고') 볼 수 있는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엑스오, 키티> 되시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일명 '내사모남' 시리즈의 스핀 오프로, 이 시리지의 주인공인 라라 진(라나 콘도어)의 동생 '키티'(애나 캐스카트)가 장거리 연애 중인 대(최민영)를 만나기 위해 한국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주다. 키티가 한국 서울의 국제학교 장학생으로 합격하게 되며 시작하는 이야기이니 당연히 대부분의 배경은 한국이다.


시작부터 K팝 노래가 곳곳에 배경음으로 들리고, 매 화마다 나레이션처럼 K팝이 흐르니 확실히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맞긴 하지만, 어딘가 좀 삐걱대는 느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완벽한 한국 패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시작하는 '내사모남'의 스핀 오프다보니 한국인의 입장에선 엉성하게 느껴지는 지점도 많다. 명확한 한국말을 구사해야 하는 전화 안내 시스템의 어눌한 한국어, 인천공항에서 강남역, 명동과 잠실을 아우르는 동선 등등 한국인이 보기엔 코미디인가 싶을 정도로 웃기고 재밌는 점이 많다.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한국어로 연기하는 배우들(김윤진 등)이 더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약간 <길 위의 셰프들>을 보는 느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하이틴'이고, 뭐든 '하이틴'이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가정 하에, 아주 가볍게 생각하면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뇌 비우고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장거리 연애 중인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행을 택하고, 거기에 앞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족적을 찾고 궁극적으로 '나 자신'을 찾겠다는 키티의 귀엽고 발랄하고 대책없는(!) 여정을 좇아가는 내용 때문. 간만에 힘 빼고 볼 수 있는 '한국적'임을 표방한 드라마라는 점과, 매 편이 20분 남짓의 아주 짧은 호흡이라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어색한 부분은 익숙하게 바뀌어 가고,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은 판타지적임을 강조한 하이틴 드라마라는 점으로 적당히 버무려져서 종국에는 일종의 감동을 주는 게 참 전형적인 미국 드라마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내사모남' 시리즈의 반에 반도 되지 않는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스핀오프지만, 적당히 즐겁고 재밌다. 찍먹을 고민하신다면 가볍게 추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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