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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15.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퀸메이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메이커>. 김희애와 문소리 주연의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로, 두 배우의 만남과 각각 맡은 역할로 인해 오래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총 11부작으로, 오진석 감독과 문지영 작가가 제작에 참여했다. 김새벽, 류수영, 옥자연, 서이숙, 진경, 김호정 등 엄청난 배우들이 총 출연했다.


<퀸메이커>는 대기업의 전략기획실장이던 황도희(김희애)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는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를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러니까 제목 그대로 '퀸메이킹'의 드라마다. 대기업의 소위 '충실한 개'로 살아온 황도희가 모종의 이유로 기업을 배반하고 떠나가 오경숙과 엮이는 과정, 그리고 오경숙과 함께 전력 질주하는 몇 달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퀸메이커>가 공개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야 추천작으로 들고 온 것에 이유가 있다. <퀸메이커>의 정주행을 마친 건 지난 5월 초였지만 이 드라마의 초반에 노동자와 사측이 다투는 장면을 보고 '과연 이걸 추천해야 옳을까?'라는 생각을 오래도록 했기 때문이다. <퀸메이커>는 정치적이거나 계획적으로는 잘 짜여진 드라마라 할 수 있지만 몇몇 장면들은 너무 안일하게, 또는 너무 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데, 그게 주로 전반부에 포진해있다는 게 문제다. 인권변호사 오경숙이 '여성 노동자 해방 물결'을 표방하며 운동하는 장면들이라든지, 오경숙과 그녀의 동지들이 사측과 일순간에 타협하는 지점들이 그렇다. 한국의 노조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노동 관련 여러 이슈들을 놓고 볼 때 드라마는 이에 대해 큰 고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점들에서 너무 쉬운 방법을 택하는 동시에 개연성을 잃게 된다.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길 원했던 중반부의 몇 가지 해프닝도 그렇다. 너무 많은 걸 담으려다 그릇 밖으로 음식이 떨어져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퀸메이커>의 주조연들이 보여준 역할과 연기 때문이다. 단지 '연기'만을 이유로 삼기에 너무 가볍지 않느냐 물어보면 적절한 답을 찾기 어렵겠으나, <퀸메이커>를 곱씹어보면 드라마적으론 아쉬워도 이들의 연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이유가 될 것 같다. 황도희 역을 맡은 김희애는 이전에 비슷한 역할과 연기가 있었기에 그렇다쳐도, 노동변호사/인권변호사 타이틀을 연기하는 문소리의 캐릭터, 그리고 둘이 불 붙듯 맞붙는 장면들이 아주 일품이었으며 특히 가장 만족한 건 역시 김새벽.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과는 전혀 다른, 특히 한진그룹의 조현아를 그대로 본뜬 듯한 연기를 정말 혀를 내두르며 봤다. 특히 국내 몇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에 대한 갑질과 논란을 적극적으로 버무린 듯한 조연들과 상황들은 <퀸메이커>를 '볼만 한 이유가 있는 드라마'로 만들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캐릭터 싸움에서 승세를 조금이나마 잡은 셈이랄까. 거기에 더해져 백재민 역할을 맡은 류수영이 천하의 쌍놈(...)으로 감초 역할을 해주어 후반부는 이 대립적인 구도에 굉장히 만족하면서 관람했다. <퀸메이커>는 말하자면 '배우들을 보기 위해 보는 드라마'의 장점은 충분히 잡은 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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