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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ug 23. 2023

<무빙> 진행 중(1~9화)

최근 가장 재밌게 즐기고 있는 드라마이자,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원래대로라면 모든 회차가 공개되고 난 후에 이야기를 해보는게 맞겠지만 <무빙>은 회차도 몹시 길고 모두 공개되려면 현재로부터 아직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으므로, 아직 <무빙>을 망설이고 있거나 <무빙>이 어떤 이야기, 어떤 흐름의 드라마인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짧게 적어본다. 사실 종영 전에 드라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법은 별로 없지만, 나름 세워둔 그 룰을 깰 정도로 <무빙>이 아주 재밌고, 매력적이라는 반증이 되겠다.



<무빙>은 다음카카오 웹툰에 연재되었던 강풀 작가의 만화 '무빙'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작가 본인이 드라마 전부의 각본을 집필했다. 원작 '무빙' 자체도 그렇지만 초능력 소재에 스릴러, 액션, 멜로가 가미된 복합장르의 '한국 드라마'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출연진을 봐도 알겠지만 역대급의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다. 그와 비례해 각본 제작에만 수 년이 소요되었는데, <무빙> 자체가 단일 시즌 20부작이라는 점, 그리고 원작에서 보여줬던 방대한 서사를 약간 변형한 상태로 고스란히 들고 돌아와 비슷한 결로 진행되는 점을 놓고 본다면 수긍이 되는 사실이다. 때문에 2023년 공개되는 한국 콘텐츠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라는 주목을 받았다.



<무빙>은 앞서 이야기했지만 다른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드라마처럼 순차 공개를 택하지만, 20부작인 탓에 공개 당일 1화부터 7화까지 공개되었고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두 작품씩 공개된 후 마지막 공개날 세 작품이 한 번에 공개되는 수순으로 예정되어 있다. 현재까지(8월 23일 오전 기준) 9회차까지 공개되었고 이는 <무빙> 전체의 절반에 해당한다. 서사가 워낙 방대하고 여러 대에 걸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작품 자체의 전개가 빠르진 않지만, 대신 한 회차마다 꾹꾹 눌러 담은 듯 모든 회차의 연출 및 서사가 완벽하며, 동시에 장르적인 쾌감도 만족시키고 있다. 절반 정도 공개된 회차의 서사를 보면 역시나 원작이 깊이 있는 작품임을 증명하듯 서사의 부진과 개연성의 실종은 전혀 없다. 더불어 초능력 자체에 대한 묘사와 액션 자체도 상당한 만족도를 주는 편이고 무엇보다 '장르적인 쾌감'이 고스란히 존재한다. 



<무빙>은 아버지로부터 능력을 물려받은 주인공 '봉석'의 이야기로 시작해, 봉석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들, 그리고 봉석의 주변 인물들과 이 모두의 현재 및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다. 원작은 이야기가 촘촘하게 이어진 대신 흐름을 다소 깨는 장면들(유머러스한 장면, 혹은 갑툭튀 멜로)이 다수 등장해 전체적인 깊이를 실감하기 다소 어려웠으나 드라마에서는 이런 지점들이 모두 보완되었고, 새로운 캐릭터의 출연으로 새로움을 더했다. 



사실 가장 큰 장점은 <무빙>의 관람에 있어 '반드시' 원작을 보지 않아도 모든 것이 이해가 잘 된다는 쉽고 촘촘한 설정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 영화들에 해당하겠지만 원작과 원작 기반의 작품들은 별개로 작용해야 맞다. 하지만 꽤 많은 작품들이 원작의 인기에 기대어 더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을 닫아버린다든지, 혹은 필요하지 않은 서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든지 하는 잘못을 범한다. 마치 원작이 반드시 선행학습이 되어야 한다는 듯 말이다. <무빙>에는 그런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작과 상관없이, 혹은 원작자가 각본을 썼다는 화제성과 상관없이, 그저 그 자체로 충분히 재밌고 빠져들 만한 장르의 드라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무빙>으로 인해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또한 십수 만이 늘었다고 집계되고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드라마로는 꽤 고무적인 행보다. 



절반 정도가 공개되었고, 이제 후반전으로 달려가는 <무빙>이 결말까지 어떤 행보를 보일지, 끝까지 이 끈을 놓지 않고 즐겁게 달려볼 예정이다.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은 이미 초반부터 8부 능선을 넘고 시작한다. <무빙>은 공개 회차까지 그걸 해내는 드라마였으며, 이대로의 호흡이라면 앞으로의 흐름도 크게 엇나가지 않을 것이다. 아직 절반 정도가 남았지만 이대로 간다면 올해 최고의 드라마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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