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Dec 26. 2023

[인도영화 음악] Naa Ready(영화 <레오>중)

https://www.youtube.com/watch?v=3wDiqlTNlfQ&embeds_referring_euri=https%3A%2F%2Fblog.naver.com%2FPostList.naver%3FblogId%3Dekiria_%26widgetTypeCall%3Dtrue%26from%3Dsection%26topReferer%3Dhttps%253A%252F%252Fsection.blog.nave&source_ve_path=MjM4NTE&feature=emb_title


<레오>는 2023년 인도 전역에서 유행했던 블록버스터 영화로, 타밀나두 출신인 로케시 카나가라즈 감독의 신작이자 비제이와 산제이 두트라는 굵직한 두 배우의 출연작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타밀의 지주격인 두 배우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로 인해 월드와이드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타밀 영화이자 타밀어권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는 완전히 성공했으나 비평적인 면모에서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던 작품이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크로넨버그의 영화가 거의 떠오르지 않을 만큼, 그리고 그보다 더 깊게 들어가면 존 와그너와 빈스 코크의 동명 그래픽 노블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완전히 다른 버전으로 각색되었다. 비제이의 67번 째 주연작이기에 가제는 '탈라파티(극중 주인공 이름) 67'이었고 가제 발표 며칠 후 공식 제목이 공개되었다. 국내에서는(너무 감사하게도) 넷플릭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Naa Ready'는 참 우여곡절이 많은 히트곡인데, 이 노래 발표 직후 비제이에게 지역 정당의 핵심 인물들이 영화 내에 흡연 장면을 줄여달라, 약물과 관련된 묘사를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그저 정석대로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금지와 동시에 영화에 대한 강한 반발과 고소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뮤비나 영화를 보면 그래도 흡연 장면이 인도 영화치곤 많이 나오긴 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검열 삭제되어 나온 부분이 있다. 아무튼 이 노래는 메가히트를 계속해서 치고 있으며, 비제이가 메인 곡을 부르고 서브로 백 싱어인 트리샤가 곳곳에 배치되었으며, 비슈누 에다반과 아니루드 라비찬데르가 각각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별개로 뮤직비디오 구성이 아주 뛰어난데, 선과 악의 얼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주인공 '레오'의 모습을 아주 잘 연출해 음악으로 풀어냈다. 


'Naa Ready'의 가사는 대체로 '땅이 흔들릴 때까지 북을 두드려라, 리듬에 맞춰 춤을 춰라, 나의 수확기는 준비되어있다, 상대방을 쓰러트릴 예정이다'는 등의 강한 내용의 가사들이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 그 뿌리들이 모여 무언가 거사를 도모하자!는 류의 파워풀한 음악인데 연출 자체도 그렇지만 비제이의 음색과 움직임과 그와 합을 이루는 군중의 댄서 무리들의 조화가 아주 기가 막히다. 그리고 늘 하는 말이지만 인도 영화의 이런 군무씬은 CG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

<레오>의 영화적 인기에 힘입어 메인 곡인 'Naa Ready'도 엄청난 흥행을 했다. <레오>의 모든 사운드 트랙은 아니루드 라비찬데르가 작업했는데, 로케시 감독과와도 인연이 있으며 무엇보다 배우 비제이와 쭉 작업해오고 있어서 어찌 보면 그를 제대로 아는 음악 감독이기도 하다. 타이틀 곡인 'Naa Ready'는 2023년 내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타밀 영화음악을 기록했고, 현재도 저 뮤직비디오 영상은 계속해서 신기록을 갱신 중이다.


<레오>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인도에서는 크게 흥행한 영화이나 개인적으로는 비제이와 산제이 두트의 합을 제외하면 크게 울림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다. 초반부터 장악하는 비제이의 압도적 포스는 있었지만 그 이상까진 가지 못했던 평작의 영화. 다만 OST가 아니루드 라비찬데르의 작업물이라는 단 하나의 장점이 결국 영화를 끝까지 보게 했다. 아니루드 라비찬데르는 90년생의 젊은 작곡가이자 주로 타밀권에서 활동하는 가수인데, 데뷔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인도 영화, 특히 타밀어권에서는 승승장구하는 뮤지션이다. 라비찬데르의 음악들은 대체로 모두 좋으니, 이곳에서 또 소개하는 일이 있을 것 같기도. 




매거진의 이전글 동북부 마니푸르 지역의 대규모 충돌 사태의 배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