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이재, 곧 죽습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던 '이제 곧 죽습니다'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제목 '이제'를 주인공의 이름인 최이재의 '이재'로 바꾸어 드라마화했다. 웹툰으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기에 드라마화가 확정되며 기대가 높았던 작품으로, 박소담과 서인국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었다. 티빙오리지널로 스트리밍되어 드라마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는 티빙이 유일하다. 파트 1과 파트 2가 각각 2023년 12월, 2024년 1월에 순차 공개되었으며 총 8부작으로 마무리되었다.
파트 1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 파트 2가 공개되며 드라마가 마무리된 시점에서도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중에서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는데, 두 주연의 합도 그렇지만 최이재가 여러 번의 생을 거듭하면서 중첩되는 사건들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 그러니까 조연들의 케미가 상당해서 어지간한 웰메이드 영화보다 더 깊은 흡입력을 자랑한다. 주변 인물들이나 특히 주인공의 서사 자체에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한심하고 무능한 인간 그 자체였던 원작의 최이재와는 달리, 다소 인간적이고 선하게 살아왔으나 결국 궁지에 몰려버린 캐릭터로 각색해 몰입도를 높였는데, 이 각색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될 정도로 드라마 내의 정서를 단단히 잡아주고 있다. 이를테면, 노답 인생이었던 원작의 주인공과 달리 <이재, 곧 죽습니다>의 주인공은 살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친 인물이니만큼 관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셈이다.
원작의 기존 메시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논란이 되었고 문제가 되었던 원작의 여러 부분들을 모두 각색했으며, 그 각색과 어우러지는 유려한 연출이 잘 붙은 드라마로, 상당히 재밌게 관람했으며 추천을 아끼고 싶지 않은 드라마다. 특히 가벼운 로맨스, 생활물로부터 시작되어 휴머니즘적인 교훈을 내포하고 있는 극의 흐름이 잘 보이고, 중간중간 감초처럼 등장하는 액션씬과 한국드라마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위를 자랑하는 몇 범죄 장면들의 연출이 탁월하다. 여러 번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 최이재가 계속해서 환생하고 죽음을 맞는 과정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캐릭터들의 세계관 설정과 각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력이 좋아서,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다. 파트 1 공개 이후 의문을 품던 부분들이 파트 2에 시원하게 해결되며 군더더기 없는 상태로 마무리 짓고 마친, 한국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깔끔함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