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Apr 15. 2024

이번 주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 <바바리안>

* 스포일러 포함


이번 주 추천작은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 단독 공개되고 있는 2022년작 공포영화 <바바리안>. 배우이자 코미디언이기도 한 잭 크레거가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았으며, 조자니 캠벨, 빌 스카스가드, 저스틴 롱 등이 주연을 맡았다. 북미에서는 2022년 9월에 극장 개봉했으나, 국내에는 극장 개봉 없이 바로 OTT로 직행한 영화다. 북미 개봉 당시 굉장히 인기를 끌었으며, 디즈니플러스 공개 당시에도 전 세계 수많은 호러 팬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현재 <바바리안>을 볼 수 있는 곳은 디즈니플러스가 유일하지만, 이 영화는 다음 달인 5월 2일부터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고 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바바리안(Barbarian)'은 이방인 혹은 야만인,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들 등을 뜻하는데 이는 <바바리안>의 주제이자 중심 소재이기도 하다. 주인공 테스는 회사 면접을 위해 회사가 위치한 디트로이트 지역 근처의 낡은 임대 주택을 미리 예약한다. 면접 전날, 예약한 숙소에 도착한 테스는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인 키스도 이 숙소를 예약해 결과적으로 이중 예약된 숙소임을 확인하지만, 이제 와서 다른 숙소를 구할 방도가 없기에 불편하지만 타인과 잠시 동거하기로 한다. 이날 저녁부터 테스가 예약한 숙소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급기야 면접 직후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상한 사람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2주 후, 집 주인인 AJ가 이 집에 도착한다.


<바바리안>은 기분 나쁜 '동네'에서 시작되어, 그 소름 끼치는 기이함과 이상함의 주역이 되는 테스와 키스가 머물던 집, 그리고 AJ의 소유지인 말하자면 '귀신 들린 듯한 집'의 지하에 닿게 되는 순간들의 과정을 그린다. 이 집에 머무는 첫날부터  알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누군가 집에 있음을 직감한 테스는 바로 키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만 키스 또한 의심스럽게 행동한다.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의심이 커져가는 중, 떨어진 화장지를 찾기 위해 테스는 이 집의 이상한 공간인 지하에 당도하고 어떤 방에서 누군가를 감금하고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기록한 흔적을 찾는다. 이 촬영의 결과는 곧 이 집의 지하실에 사는 '바바리안'을 묘사한 것이고, 두 여행자는 도망치고자 하지만, 결국 바바리안에게 잡히게 된다.


영화 속 '바바리안'의 존재는 삐뚤어진 사상과 집념이 낳은 결정체와 같은 대상이다. 여타의 공포영화에서 엿볼 수 있던 일종의 크리처이기도 한데, 이 크리처의 실제를 보여주는 장면의 전후 구성이 몹시 뛰어나다. 특히 앞서 말한 테스와 키스의 이야기와, 비교적 후반부에 위치한 집주인 AJ가 이 문제의 집에 방문하는 장면의 연결 지점이 굉장히 러프하게 시작되는데, 집의 실체와 바바리안의 기원, 온갖 착취와 어떤 욕망의 결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은 의외로 담담하지만 이런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라든지, 공포영화 장르 내에서의 장르적 쾌감이 압도적이다. 크리처 호러물이라 생각하면 실망스럽겠지만, 사회비판적인 면도 있고 무엇보다 여성(여러 의미의)을 앞세웠다는 점, 더불어 '디트로이트'라는 쇠락 도시에 대한 묘사 등이 탁월하다.


<바바리안>이 개봉했을 때 '절대 스포 당하지 말고, 예고편을 일부러 보지도 말 것'이라는 카피가 꽤나 유행했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전개 자체는 여느 호러 영화 같지 않게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예측불허로 진행된다. 특히나 영화 초반의 전개는 관객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장치가 다분한데, 모쪼록 이 영화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역시 아무런 스포나 줄거리 이해 없이 보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클리셰를 부수려는 시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 공포영화 팬이라면 적극 추천.


매거진의 이전글 <오멘: 저주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