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웨이브와 티빙 그리고 왓챠에서 스트리밍 중인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 시즌 1.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연재 중인 유자키 사카오미 작가의 동명 만화를 무척 좋아해 현재 한국에 발매된 단행본까지 단숨에 읽었는데, 최근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OTT들에 시즌 1이 올라오면서 또 단숨에 몰아봤다. 드라마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는 NHK드라마로 2022년 11월 시즌 1을 우선 발표했고 방영 당시 성적이 상당히 좋아 시즌 2까지 제작되었다. 마츠사키 유이, 나카타 히로유키가 감독했으며 야마다 유리가 각본을 썼다.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는 제목 그대로, 음식을 자꾸만 만들고 싶은 여자와 음식을 자꾸 먹고 싶은 여자, 두 사람의 이야기다. 음식을 만드는 걸 즐기고 그걸 SNS에 공유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는 노모토(히가 마나미)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보며 '좋은 엄마가 되겠네', '남자친구는 좋겠다'라는 등 남성과 가정 중심적 사고로 돌아가는 평가에 신물을 느낀다. 그런 노모토의 소원 중 하나는 거대하고 엄청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 입이 짧아 그럴 수 없음을 한탄하는 노모토의 앞에 항상 밥은 곱배기로, 양손 가득 음식을 포장해 먹는 이웃 카스가(니시노 에미)가 눈에 들어온다. 늘 보통의 양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카스가는 어느 날 노모토가 초대한 저녁 식사를 계기로 계속해서 노모토의 요리를 '배불리' 먹게 된다.
이 드라마는 시스터후드, 식사 장르, 그리고 GL물로 두 여성이 '음식'을 계기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다채로운 시간들을 그린다. 이 이야기들은 요리를 만들고 그 요리를 통해 카스가에게 먼저 손을 건네는 노모토로부터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이성을 좋아하고 신경 쓰는 행동을 당연하게 생각해온 사회를 지나온 노모토의 마음 속에 갇혀있던 무언가가 카스가와 알게 되고 친해지면서 점차적으로 뻗어 나온다. 노모토와 카스가는 음식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 여자, 먹는 걸 좋아하는 여자의 단순한 관계로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나누는 음식들은 결국 두 사람 모두를 해방시켜주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원작 작가인 유자키 사카오미는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를 '공격 받기만 하는 페미니스트들을 격려해주는 만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적이 있는데, 원작은 물론이고 드라마 또한 작가가 궁극적으로 바랐던 작품의 메시지를 제대로 살려주는 각색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야기 자체가 무겁지 않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달려가는 두 여성들의 입장에 금세 공감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게다가 한 화가 15분 남짓이라 10화 정도는 하루에 뚝딱 달리기도 좋다. 원작 만화는 국내에서도 대단히 인기가 많아, 현재 드라마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 또한 고공행진 중. 일본에서도 인기에 힘입어 시즌 10부작에 이어 시즌 2는 그보다 조금 더 긴 20부작 정도로 마무리되었다. 무척 궁금한 시즌 2도 얼른 국내에서 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