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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l 15. 2024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던전밥> 시즌 1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에서 단독으로 방영 중인 오리지널 시리즈 <던전밥>. 쿠이 료코의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킬라킬>의 제작 및 <사이버펑크:엣지러너> 콘티, <죠죠의 기묘한 모험> 연출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미야지마 요시히로가 연출을 맡았다. 쿠이 료코의 만화 '던전밥'은 2014년에 첫 연재를 시작해 연재 마무리인 작년 9월까지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에도 팬들이 몹시 많다. '던전밥'의 판매량은 1500만부를 가뿐히 넘길 정도인데, 때문에 이 인기 만화가 애니메이션화된다는 소식에 애초부터 한껏 기대를 가진 팬들과 업계인들이 무척 많았다. 시즌 1, 2로 나뉘어 제작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제작 초기부터 돌았는데, 지난 2014년 1월부터 방영되어 6월에 총 24부작으로 마무리된 시즌 1이 굉장히 호평이었기에 시즌 1의 마무리와 동시에 시즌 2의 제작이 확정되어 진행 중이다.


<던전밥>은 판타지가 가미된 쿠킹 만화다. 지하 미궁 내에서 레드드래곤을 사냥하던 모험자들은 모자란 식량으로 인해 허덕이고 매번 전멸하기를 반복한다. 매번 기절하거나 레드드래곤에 잡아먹히기를 거듭하면서 특정 층의 미궁을 뚫지 못해 좌절 중이던 모험가들. 모자란 식량 자원을 매번 조달할 수 없어 고민하던 모험가들은 이동경로와 식비를 아끼기 위해 미궁 내에서 자급자족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라이오스의 제안에 동의한다. 맛없는 미궁의 마물들을 울며 겨자먹기로 요리해 먹고 있는 이 그룹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물식의 연구자인 센시가 한심하다는 듯 조언을 하게 되고, 이후 센시는 눈앞의 몬스터들을 '좀 더 맛있고 영양가 있게 먹는' 방법을 전수하며 차례차례 미궁을 섭렵하기 시작한다.


'던전밥' 자체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수작이었지만 극이 마무리로 갈 때까지도 애니메이션화 소식이 없어서 많은 던전밥 팬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바로 넷플릭스의 <던전밥> 시즌 1이니, 자동적으로 원화의 고퀄리티를 답습하리란 기대가 따라붙었다. 공들인 작화와 원작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던전밥>은 그 명성에 걸맞은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기존의 통통 튀는 캐릭터와 작화를 잘 살리면서도, 액션과 드라마 둘 다 모두 유려하게 잡아내는 수작이다. 특히 미야지마 요시히로 감독은 제작 단계에서 '던전밥'의 골수팬임을 밝힌 바 있는데, 그래서인지 <던전밥> 자체의 연출과 서사의 흐름, 캐릭터의 빌딩에 있어 어느 하나 빠지는 구색이 없다.


'던전의 몬스터를 요리해 영양분을 섭취한다'는 것이 골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또 요리(!)된다. 요리 만화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이 음식에 대한 작화인데, 이것도 모두 원작만큼 빼어나다. 애초에 던전에서 밥을 해먹는다는 독특한 컨셉에서 시작한 만화다 보니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매 화는 24분 남짓으로 짧은데, 단순히 몬스터를 잡아 요리를 해먹고 또다시 미궁으로 전진하는 내용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각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서사와 전사들을 후반부로 갈수록 풍부하게 잡아주고 있어 킬링타임으로도, 진득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손색이 없다.


여담이지만 <스파이패밀리>만큼 사랑했던 애니메이션이기에 공개 직후 바로 보지 않고 완결되면 보겠다고 아껴두고 미뤄두다가 최근에야 완주했다. 기본적으로 '선함'이 깔려있는 애니메이션이고 또 좋아하는 장르인 던전-판타지류가 배경이기에 즐겁게 정주행할 수 있었다. 특히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찰떡같이 붙어 움직이는 성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마물식'이라는 기상천외한 식생활에 대해 호기심이 있거나, 동지애가 가득한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혹은 그냥 요리 만화를 즐겨 본다면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유쾌상쾌한 애니메이션. 벌써부터 2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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