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오랜만에 즐겁게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드라마인 <중증외상센터>. 유명한 '닥터프렌즈' 채널의 멤버 중 하나인 이낙준(한산이가)의 히트작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이 웹소설과 웹툰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작품이니만큼 꾸준히 드라마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 기대에 부합하듯 넷플릭스에서 꽤 높은 제작비를 들여 제작했으며, 지난 1월 24일 8부작으로 전체 공개되었다.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천재 외과의사 백강혁 역을 주지훈이, 중증외상팀으로 스카우트된 '노예 1호' 양재원 역을 추영우가, 실력 좋은 중증외상팀 5년 차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역을 하영이 맡았다.
<중증외상센터>는 위급 환자들을 전문으로 다루는 병원 내의 중증외상'팀'이 중증외상'센터'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병원 내의 중증외상팀은 국가 지원금을 받기 좋으나 환자 한 명을 살릴 때마다 엄청난 적자를 쌓아야 하는 곳으로 병원 내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엣가시와도 같은 곳이다. 매우 중요한 팀이지만 그 이름과 걸맞은 중노동이 늘 대기하고 있어 대부분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곳이다. 다루기도 어렵고 이끌기도 까다로운 중증외상팀에 아프간 전쟁 통을 누비던 천재 외과의사인 '백강혁'(주지훈)이 부임하며 벌어지는 사건/사고가 <중증외상센터>의 골자이기도 하다.
<중증외상센터>는 '중증외상팀'을 다룬다는 주제에 걸맞게 속도감 있는 연출과 현실적이면서도 적당히 판타지성이 가미된 수술 장면, 병원 장면이나 피해 현장 묘사 등이 압도적이다. 드라마 자체도 8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때문인지 속도감있게 진행되는데,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증외상팀과 응급실 현장에서의 상황 묘사 자체가 늘어지지 않고 타이트한 편집으로 구성되며, 이 스타일리시한 편집을 뒷받침해 주는 세 주인공 캐릭터인 백강혁, 양재원(추영우), 천장미(하영)의 캐릭터성이 모두 확고하고 견고하다. 극을 이끌어가는 세 명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여러 에피소드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들의 조합과 배치 또한 몹시 좋다. 일반적인 메디컬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억지스러운, 혹은 너무 휴머니즘적인 면이 부각되는 서사가 말끔하게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압도적인 '천재' 백강혁 캐릭터를 필두로 하는 강한 판타지가 자리 잡아 꽤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단순 판타지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의 의료 현실, 특히 중증외상센터와 중증외상팀의 존재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을 던져주어 현실적인 고민을 다각도로 생각해보게 한다.
* 사족이지만, 극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추영우. 사실 <중증외상센터>를 즐겁게 본 이유 중 8할은 추영우가 차지한다. 어제 종영한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지만 단번에 그 매력에 빠져서 여러 필모들을 훑는 중. 정말로 좋다 추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