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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악연>

by 강민영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악연>. 최희선의 동명 웹툰인 '악연'을 각색한 드라마로, 지난 4월에 공개된 6부작의 짧은 호흡을 가진 드라마다. <검사외전>을 연출한 이일형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이희준, 박해수, 신민아, 김성균, 이광수, 공승연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 여섯 명의 인물은 각각 다른 서사를 가진 캐릭터를 맡았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파국으로 향하게 된다는 설정이 <악연>의 골자로, '악인'을 주연으로 내세운 전형적인 피카레스크물이자 범죄,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다.


하나의 사고 혹은 한 번의 그릇된 생각에 대한 실행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얽히지 않아도 되는 인물들을 서로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 <악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범죄를 택한 사람들 혹은 그 범죄 행위에 가담하게 되는 사람들 등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치밀하게 기획하여 하나의 타임라인에 들어오게 만들도록 유려하게 설정하는 것이 이런 류의 드라마의 관건이다. 짧은 호흡과 빠른 전개로 과거와 현재의 플래시백을 오가기 때문에 설정 자체가 세밀하지 않거나 느슨하게 얽혀져 있다면 실패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악연>은 이를테면 모든 지뢰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시너지를 폭발시키는 모양으로 작용해 포텐셜을 터트린다. 때문에 가볍게 1화를 시작하고 나면, 어느새 순식간에 정주행을 마쳐가며 6화까지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격적인 장면이나 혹은 반전 서사가 발생한 그 즉시 극을 끊어 바로 다음 에피소드를 틀게 만드는,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영리한 장치 또한 <악연>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사건에 맞게 인물이 끌려가기 때문에 각각의 인물이 그다지 입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각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최고의 연기와는 별개로 인물들의 설정이 플랫하게 잡혀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깊이는 그다지 깊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드라마 중 가장 자극적이고 사건과 사건 사이의 아주 치밀한 관계성을 자랑하며, 무엇보다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화까지 그대로 달릴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몰입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웰메이드 장르 드라마라는 수식을 붙여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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