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될 만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되었던 일본 드라마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닛폰 테레비에서 방영하던 분량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이치카와 미카코, 카쿠타 아키히로, 스즈키 안, 카호(!) 등이 주연을 맡은 10부작의 드라마다. 원제는 '핫스팟'이지만 국내에 공개되었을 때는 편의를 위해 '우주인 출몰 주의!'라는 부제가 붙었다. 부제가 말해주는 것처럼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SF 장르의 드라마이며 약간의 코미디가 가미된 일상 장르이기도 하다.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는 일본 드라마 <브러쉬 업 라이프>의 각본가 바카리즈무의 신작, 그리고 같은 드라마를 연출한 미즈노 이타루의 신작이기도 하며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던 드라마 중 기억에 남을 만한 드라마로 언제고 이곳을 통해 소개하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는 '일상에 스며있는 외계인'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동료가 갑자기 외계인임을 알아 차리고 나서 마을과 터전에 직면한 문제들을 그와 함께 풀어나가는 에피소드들이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특별한 사건 없이 항상 고요하고 한적한 작은 마을에 지극히 평범한 지인이 돌연 외계인임을 알게 되는 일생일대의 사건이 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사실은 아무것도 바뀌는 것 없이 소소하게 일상이 영위된다는 점이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의 매력 중 하나다.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의 주인공이자 신분을 숨기고 살고 있던 '외계인' 타카하시(카쿠타 아키히로)는, 동그란 안경을 쓴 (인간 나이의)중년의 남성으로 그럴싸한 우주선보다 구멍 가게가 잘 어울리는 평범한 남성이다. 타카하시가 외계인임을 알아차리게 되는 키요미(이치카와 미카코)는 이런 타카하시의 능력과 타카하시의 숨겨진 또다른 비밀을 협상하듯 조율하며 마을의 소소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간다. 각본가 바카리즈무가 전작에서 보여줬던 판타지와 일상의 절묘한 조화가 이 드라마에서도 반짝이며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이 두 인물간의 케미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그다지 큰 관심은 없지만 힘을 모아야만 하는 순간이 오면 가감없이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고 협동하는 마음이 이 작은 마을을 이루는 마을 사람들 사이사이에 녹아있다. 외계인 '타카하시'의 존재는 드라마의 주 무대인 가상의 마을 '야마나시현'에서 벗어나 일본 온 전역을 들뜨게 만들 정도의 특종이자 사건이지만, 그 존재를 알게 되는 마을 구성원 어느 누구도 그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연대'와' '공존'의 의미가, 이 드라마 전반에 아주 깊고 잔잔하게 녹아있다.